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파업이 보름을 넘긴 가운데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배송이 제한되면서 택배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커졌다.
13일 지역 택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서구 이현동 CJ대한통운 대구서SUB터미널에서 노조원이 비노조원의 목을 밀쳐 넘어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한 택배기사는 "노조원 물량을 처리하던 비노조원이 노조원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넘어진 기사는 2~3일 정도 일을 쉬었고,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촉구하며 지난달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 택배기사 2만여 명 가운데 대구 65명 등 약 1천700명이 참여했다.
파업 참여자는 전체의 약 9%에 불과하지만 물량 처리와 수입 감소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노조와 비노조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사들의 주 수입원 중 하나가 거래처 물품을 받아 터미널로 옮기는 건당 4~500원의 '집하 수수료'인데, 배송 차질에 불만을 품은 거래처 이탈로 기사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택배기사는 "명절이 지나고도 파업이 끝나지 않으면 다른 택배사로 옮기려는 거래처들이 많다"며 "집하 수수료가 줄어들면 생계에 타격이 크다. 파업에 참여한 기사들로 일반 기사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꼴"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CJ대한통운을 이용 중인 소상공인들도 배송에 차질이 생겼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파업이 진행되는 만큼 배송과 집하가 중단되는 곳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객 주소지가 파업 현장이면 타 택배사에 웃돈을 얹어 배송하고 있다.
대구에서 앞치마 쇼핑몰을 운영하는 A(33) 씨는 "전체 배송지 가운데 20%가 파업 현장"이라며 "다른 택배사에 방문해 천원을 더 지불하고 있다. 조금 더 지켜보고 파업이 길어진다면 다른 택배사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14일부터 '100인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노조는 18일에는 노조원 전체가 참여하는 상경 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택배요금 인상이 기사들 처우 개선에 쓰일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약속받았지만 사측이 이를 독식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기 전까지 파업은 지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배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민들은 물론 소상공인들까지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라며 "현장에 다시 복귀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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