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경 증액 움직임에 홍남기 "14조원 정부안 유지돼야"

與 박완주 "늦어도 2월 임시국회 안에 처리하자는 것"
홍남기 "정부 입장 존중 기대" 여당 증액 요청 거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1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추진에 본격 속도를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피해를 지원하고자 추경안 심사·처리를 속전속결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음달 15일부터 대선 선거운동이 공식 시작되는 만큼 추경 심사에 매진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그전에 임시국회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과 정부는 17일 오전 비공개 당정협의를 열고 구체적인 추경 규모와 내용을 논의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추경안 처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늦어도 임시국회 안에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적어도 다음달 3일에 임시국회를 열고 14일 전후로 추경안을 처리하는 일정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고통이 상당한 만큼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이번 주 중 14조원 상당의 추경 편성 방안을 마련해 국무회의 의결까지 마친다는 게 재정당국의 계획이다.

그러나 추경 규모를 두고서는 당정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14조원보다 추경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정협의에서도 정부가 제시한 추가 방역지원금 지급 대상 320만명, 지급액 300만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지난 14일 정부의 추경 편성 발표에 "또 조금만 했더라"라면서 "추경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대대적 증액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즉각 추경 협상"을 강조하면서 방역 지원금 규모에 대해 "300만 원은 말도 안 되는 거고 훨씬 큰 규모로 (해야 한다)"며 증액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 후보와 윤 후보가 각각 언급한 25조, 50조 수준으로 추경 규모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박 의장은 "기준점을 50조, 25조에 두고 14조라고 하니 적다는 지적이 있는데 세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국민들, 납세자들이 동의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조만간 제출할 14조원의 추경 규모가 국회 심의과정에서도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여당의 증액 요청을 거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초에 이례적으로 하는 '원포인트' 추경이라는 관점에서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가 제출할 추경 규모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국회에서 정부 입장이 존중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경 규모를 14조원보다 확대해 정부가 제시한 추가 방역지원금 지급 대상 320만명과 지급액 300만원을 모두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그는 추경 규모 유지 필요성을 언급한 뒤 '소상공인 지원금의 대상과 금액을 확대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미 답변드렸다고 본다. 다시 중언부언 설명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로선 여러가지 경제적인 상황과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607조7천억원 규모의 올해 예산을 집행한지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점, 추경 재원의 대부분이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되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또 "14조원 규모의 원포인트 추경 중 소상공인 지원이 12조원 정도 되는데, 이는 재작년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줬을 때의 국비 지원금 규모와 거의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주 중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24일 국회에 추경을 제출할 계획이다.

추경을 위해 발행한 적자국채를 4월 결산 이후 세계잉여금이 되는 초과세수로 상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세계잉여금은 다음연도에 넘길 수도 있고 국채를 갚는 데 쓸 수도 있고 새로운 추경을 하는 데 쓸 수도 있어 여러 선택이 있으니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대선 이후 한 번 더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는 "세계잉여금을 추경 재원으로 쓸지 국채를 적게 발행할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상환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며 "4월에 (초과세수로) 돈이 나오면 (적자국채 발행량만큼) 그대로 상환하도록 연결이 돼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적자국채 발행은 재정 여건 영향도 있지만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며 "국채시장이 정상 작동할 수 있는 물량의 범위가 있고 정부의 추경 여부와 규모에 따라 시장의 출렁임도 있어서 국채 발행 규모와 시기, 상환 시기는 매우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운데), 박완주 정책위의장(오른쪽)과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운데), 박완주 정책위의장(오른쪽)과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사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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