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과거 '파월 장병에게 명복을 빈다'는 위문편지를 썼다고 SNS에 고백했다가 계정이 일주일가량 차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진 교수는 20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차단이 이제 풀린 듯. 위문편지 소동 때 그 넘들이 신고를 했나 봐요"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를 떠나든지 해야지. 너무 불편하네. 한두 번도 아니고..."라며 주력으로 쓰는 SNS를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것도 고려한다는 뉘앙스로 썼다.
진 교수는 지난 13일 "위문편지 쓰는 건 일제의 잔재"라며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편지를 보내게 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어 놀랍다"고 썼다.
당시 그는 "국민학교 시절 학교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보낼 위문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다.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이렇게 썼다. '전방에 계신 파월장병 아저씨 (중략)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군 위문편지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일각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지만, 그 역시 파월(베트남 파병) 군인을 조롱했다는 비판도 거셌다.
당시 진 교수는 자신을 비난하는 누리꾼과 "나 때는 너희 때와 달랐다"며 온라인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2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진 교수 게시물에 댓글로 "XX 새X야 정신차리세요. 사람 목숨 왔다갔다하는 곳에 있는 군인한테 명복 드립친 게 뭘 자랑이라고 공개된 곳에 올리세요"라고 썼다. 그는 이후 수정 기능을 통해 첫 문장의 욕설을 삭제했다.
이에 진 교수는 "너 아프니? 내가 꼰대질 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참고 있었는데… '사람 목숨 왔다갔다 하는 곳'에 너 몇 달 있었니"라며 "이게 어디서 깡패질이야. 군사정권 시절 군생활한 새카만 고참 앞에서… 같지도 않은 게…"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누리꾼은 "저 미필이고요 다음주에 현역 입대한다"면서 "훈련소에서 총기, 수류탄 사고 터져서 젊은 시절에 목숨 잃은 사람 아무리 적어도 분명히 없진 않은 거 아실텐데요. 진 선생님은 저게 재밌으세요?"라며 지적을 이어갔다.
누리꾼은 "엄혹한 군사정권 하에서 군생활 오래하시고 고생하신 것도 알고 사회에선 '미학 오디세이' '교수대 위의 까치' 같은 좋은 책 많이 쓰고 소신있는 발언하는 논객이신 거 잘 안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위문편지 쓰는 거 부적절한 거 더 잘 아실텐데요. 진 선생님께서 무탈하게 전역하셨다고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시면 되냐"고 덧붙였다.
이후 논쟁은 '파월 장병 조롱'에서 진 교수의 군 복무 시절과 누리꾼이 겪을 군 생활의 어려움 비교로 이어졌다.
진 전 교수는 "미필이야? 어이가 없네"라며 "너 수류탄 맞은 애 봤어? 복부에 박격포탄 박혀 온 애 봤어? 6.25때 불발탄 터져 실려온 애들 봤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보지도 못한 주제에 추상적으로 잔뜩 부풀려 구라 푸는데, 그거 이상이야. 보는 것만으로도 외상 입어. 그러니 넌 규정 잘 지켜서 얌전히 복무하고 건강한 몸으로 돌아와. 쫄따구 새X가... 옛날에 비하면 보이스카웃 캠핑이야. 그게 다 나 같은 선배들이 이 나라를 튼튼히 지켜서 그 덕에 경제가 발전하고 민주화도 이루어져서 병영 문화가 좋아진 거거든. 그러니 우리한테 감사해"라고 썼다.
이에 누리꾼은 다시 파월 장병 조롱 논지로 돌아와 "진 선생님은 보셨나봐요. 보셨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신 거면 상당히 인성에 문제가 있으신 것 아니냐"면서 "안 보셨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신거면 다치신 분을 거짓말쟁이로까지 몰아붙이시는 것 아니냐. 군에서 지정한 규정은 충실히 지켜서 복무해오겠다"고 썼다.
그러자 진 교수는 "군대 생활 편하게 하는 방법, 궁금하면 물어 봐. 갈차줄께"라며 "니가 머리가 나빠서 유머 감각이 없는 책임을 왜 나한테 물어? 니 부모님한테 따져. 왜 날 이렇게 낳아주셨냐고. 답답해라"라고 받아쳤다.
'부모님 공격'을 받은 누리꾼이 진 교수의 아내와 자녀를 거론하며 비난하자 진 교수는 몇 차례 댓글을 쓴 뒤 대응하지 않았다.
이에 누리꾼은 진 교수를 겨냥해 "586 욕하면서, 고고하게 넌 아닌 척 하지마. 너도 똑같은 586 개꼰대고 위선적이고 역겨우니까"라며 "그냥 푹 자고 일어나서 이재명이나 까. 그나마 너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게 그거니까"라고 말했다.
설전을 지켜보던 한 누리꾼은 "쩝..이제는 누가 논객인지도 모르겠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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