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이 문재인 정부의 종교 편향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규모 승려대회를 개최한 21일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계가 발칵 뒤집혀진 뒤 108배 등으로 납작 엎드렸음에도 불구, 성난 불심(佛心)이 더욱 거세지자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정 의원이 이핵관(이재명 후보 핵심관계자)로부터 탈당을 종용받았다고 폭로하면서 내홍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이래저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조계종은 이날 코로나19 빙역지침 위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승려대회를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모두 체온 측정과 방문 인증, 마스크 착용 등을 의무화해 빌미를 잡히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였다. 전국승려대회라는 이름으로 조계종 승려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94년 종단개혁과 불교자주화를 요구한 이후 28년 만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송영길 민주당 대표, 정청래 의원 등이 직접 사과할 기회를 달라고 고개를 숙였지만, 어림없을 만큼 참석자들의 분노가 컸다. 조계종은 서울 조계사에서 한 '종교편향·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거세게 쏟아냈다.
원행 총무원장 스님은 봉행사에서 "지금 대한민국 어디에도 불교계의 헌신에 대한 결과를 찾아볼 수 없다"며 "이런 과정의 중심에 정부가 있다.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했다"고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까지 들고 나오면서 정면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주요 사찰의 입장료를 '통행세'라 지칭하고 스님들을 '봉이 김선달'로 비유한 정청래 의원의 발언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정부가 그동안 정부가 불교를 왜곡하고, 종교 편향을 자행했다는 규탄도 이어졌다.
앞서 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달간 저 스스로 많은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 불교계의 고충과 억울한 점도 인식하게 됐다"며 "저로 인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서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7일에는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등 민주당 소속 의원 40여명이 이재명 후보의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함께 조계사에서 108배를 하며 사죄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불교계는 이재명 후보와 당 지도부, 정 의원 본인의 사과 등에도 정 의원의 출당 조치 등을 민주당에 요구하고 있고, 당내에서도 자진 탈당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이핵관'이 찾아와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고 주장하면서 내홍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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