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강덕 포항시장 "포스코, 고 박태준 회장의 뜻 생각하면 이럴 수 없다"

"경제논리만 있고 지역상생은 없어"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원 포항 설립 촉구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포스코의 지주사와 신설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설립을 촉구했다. 김대호 기자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포스코의 지주사와 신설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설립을 촉구했다. 김대호 기자

"포항제철을 세운 고 박태준 회장이 포스텍과 포스코교육재단을 서울이 아닌 지방 경북 포항에 설립한 이유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다. 이번 포스코의 행보엔 경제논리만 있고 지역상생은 없다. 포스코가 표방하는 ESG경영과도 맞지 않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물적분할을 결정하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주사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신설)의 서울 입지 계획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지주사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의 서울 설립에 대해 포항시의회와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이 시장의 입장 표명은 현재 포항 지역에서는 기업의 자원배분과 중요한 투자결정을 하는 포스코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와 R&D 컨트롤타워인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가 서울지역에 설치되면 '공장만 두고 중요한 조직과 시설은 모두 빠져나간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높아짐에 따른 것이다.

이 시장은 "제철보국의 신념으로 포항과 포스코는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함께 해왔고, 시민들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희생하고 고통을 감내해 왔는데,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역과 상생협력을 위한 어떠한 소통과 대책도 없었다"고 했다.

또한 "지난 2018년 포스코 창립 50주년 상생협력 강화 MOU에서 약속한 신소재․신성장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시민들의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포스코센터와 연구기관 등이 서울에 설치돼 인력 유출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와 신설 핵심 연구기관마저 서울에 설치되어서는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진정한 선진기업은 기업의 가치향상과 수익에만 몰두하는 기업이 아니며, 함께 성장해온 지역과 시민, 도시와 동반성장하고 이러한 상생 노력들이 기업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져 더 많은 이익이 창출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포스코 지주사의 설립 목적은 이차전지와 수소환원제철 등 신산업에 투자를 확대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며, 이는 관련분야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포항의 미래 성장비전과 부합되기 때문에 신사업과 철강산업 고부가 가치화에 대한 포항 투자 등 구체적인 대책을 시민들 앞에 상세히 밝혀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에 설치해 시민과 함께 하는 포스코의 상생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은 '국가배터리산업 1등 도시',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 선도',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완성해 가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포항의 역사에 항상 포스코가 있었듯이 앞으로도 함께 포항이 모두가 꿈꾸는 희망특별시로 도약하는데 포스코의 지역사회에 대한 무한한 책임과 상생협력 정신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포항시의회도 앞서 24일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지역사회 상생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지주사의 포항 설립과 지역상생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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