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대, 김건희 학력·이력 사실과 다른데도 부적정 임용심사"

교육부, 국민대 특정감사 결과 발표 "사실과 다른 경력 확인 않고 규정된 면접도 안 봐"
"국민대. 도이치모터스 등 투자시 비허가 업체와 부적정 투자자문 계약…경찰 수사 의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국민대 겸임 교수 임용 지원서에 학력·경력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으나 국민대가 이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는 교육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국민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비롯한 재산 역시 부적정하게 관리했다고 판단,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25일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를 열고 국민대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이 의혹을 제기하자 그 해 11월 김 씨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은 절차와 국민대 겸임 교수로 임용된 과정, 국민대 재단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하게 된 과정 등을 들여다보는 특정 감사에 나섰다.

감사 결과 국민대는 김 씨가 겸임교원 지원서 상 학력과 경력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음에도 심사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지원서의 학력 사항에 'A대학교 경영학과 석사'라고 적었으나 실제로는 'A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과 경영전문석사'다.

또 김 씨가 경력 사항에는 '2005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B대학 부교수(겸임)'이라고 적었으나 실제로는 '2005년 3월부터 2006년 8월까지 B대학 시간강사, 2006년 9월부터 2007년 8월까지는 산학겸임교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국민대 법인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 학위수여 및 교원임용' 등과 관련한 교육부 감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전임교원을 임용할 때는 규정에 따라 면접 심사를 해야 하지만 국민대는 김 씨를 포함한 2명에 대해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면접을 생략했다.

국민대는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할 때도 조교수 이상의 교원을 논문심사위원으로 위촉해야 하는데,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심사할 때는 논문심사위원으로 전임강사 1명을 포함해 위촉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국민대 비전임교원 임용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비전임교원이 임용 시 진술한 내용 및 제출한 서류에 허위사실이 발견될 시에는 발령 일자로 임용을 취소한다'고 돼 있다.

교육부는 이를 근거로 국민대에 김 씨 임용지원서상 학력·경력사항을 검증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국민대에 김 씨의 지원서상 허위가 있는지 재검증하고, 확인되면 규정에 따라 임용 취소 조치를 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논문심사와 비전임교원 임용 과정이 부적정하게 이뤄진 것에 대해 국민대 직원 및 교수 13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주의·경고)를 요구하고 국민대에 대해서도 기관경고 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비전임교원이 인사기록에 학력·경력을 부정 기재해서 임용됐을 경우 면직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대학이 교원을 신규 임용할 때도 기초심사 시 채용후보자의 학력과 경력 사항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비전임교원 임용 시 대학이 지원 서류와 증빙자료를 검토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김 씨의 '허위 학력·경력' 의혹을 두고 전날 국민의힘은 "김 씨 논문과 관련해 국민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가천대와 형평성이 맞지 않게 업무를 처리했다"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유 부총리는 "국민대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바 없고 가천대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인 행정을 한 적도 없다. 가천대 석사, 국민대 박사 학위논문의 표절 여부 등 연구검증은 현재 각 대학에서 모두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3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회의에서 '국민대 법인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 학위수여 및 교원임용' 등과 관련한 교육부 감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국민대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취득·처분하는 등 법인 재산을 관리한 과정도 부적정했다고 파악했다.

국민대는 2017년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 총 30만주를 26억2천400만원에 취득해 21억1천900만원에 처분했다.

감사 결과 국민대는 금융투자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와 법인재산 투자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 등을 지급했다. 아울러 법인 이사회 심의·의결이나 관할청 허가를 거치지 않고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취득·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교육부는 "국민대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취득과 김건희 씨가 직접적인 연계가 있는지 여부는 이번 감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교법인 국민학원에 이사장에 대한 경고 및 국민학원 사업본부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고, 무자격자와 투자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자문료를 지급한 데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국민대가 대학혁신지원사업단 운영경비를 증빙자료 없이 집행하고 대학혁신지원사업 실습·실험 기자재를 한국연구재단의 사전 심의 없이 구입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전 대학혁신추진단 부장에 대해 중징계, 직원 6명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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