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하얀 얼음으로 뒤덮힐 만큼 강한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42.195km를 전력 질주한 사람들이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러시아 시베리아 동북부에 위치한 사하공화국의 오이먀콘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해당 지역은 북극점에서 3천km 떨어진 시베리아에 위치한 분지로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 중 가장 춥다고 알려진 곳이다. 대회 당일 기온은 무려 영하 53℃였다고 한다.
2019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풀코스(42.195km)와 하프코스(약 21km), 10km, 5km로 나눠 진행되며 올해는 미국, 벨라루스, 아랍에미리트 등 65명의 남녀 선수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각각 털모자와 장갑, 목도리 등을 준비해 추위에 대비했지만 달리는 도중 내뱉는 숨에 참가자들의 눈썹과 얼굴 곳곳 얼음이 뒤덮히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런 강추위 속에서 풀코스 우승을 거머쥔 사람들은 모두 사하공화국 주민들로 전해졌다.
관측 이래 최저 기온으로 영하 71.2℃를 기록하기도 한 해당 지역은 한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51~58℃에 달한다고 한다. 때문에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영하 50℃ 정도의 날씨는 날이 풀린 것과 같은 온도라고.
우승자의 기록 역시 여느 마라톤 대회와 다를 바 없었다. 올해 풀코스 남자 우승자인 바실리 루킨 씨는 3시간 22분을, 여성 우승자인 세달리스체바는 4시간 9분을 기록했다.
루킨 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도 대회를 연 주최 측에 감사하다"며 "사하공화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마라톤에 참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영하 50도가 넘는 추위 속에서도 사하공화국 전통 복장을 한 여성 주민들이 마라톤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결승전에 나와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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