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윷놀이를 하니 고향에서 명절을 보내는 느낌이 물씬 납니다."
코로나19로 명절에도 모국에 가기 어려운 결혼이민자 등 다문화가정을 위한 윷놀이 행사가 열렸다. 복잡한 규칙은 쉽게 바꾸되 새로운 재미 요소를 더해 훈훈한 명절 분위기가 연출됐다.
27일 오후 찾은 대구 북구 가족센터에서는 이채로운 윷놀이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온라인 영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을 이용해 비대면 윷놀이 '던져라! 윷가락(樂') 행사가 한창인 것.
센터 내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다문화가정 열두 가족의 모습이 보였다. 부모와 함께 참가한 자녀부터 형제, 자매 등 가족 구성도 다양했다.
윷놀이는 빨강과 파랑, 노랑 등 세 팀으로 구성됐고, 각 팀에는 네 가족이 참여했다. 한 팀에 있는 네 가족마다 윷을 하나씩 던지고 현장 진행자는 화면으로 확인 후 '말'을 이동시켰다.
결혼이민자가 윷놀이를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윷놀이 특유의 '말 업기' 등 복잡한 규칙은 없애고 호응도를 높였다.
주최 측은 말이 도착하는 지점마다 수행할 '미션'을 부여해 재미를 더했다. 각 지점에 도착한 말의 팀원들은 '온 가족 세배하기', '가족 안마해주기', '속담을 맞춰라!' 등에 따랐다.
다소 민망한 벌칙들이 나오면 가족들의 얼굴이 달아오르기도 했다. '무아지경 댄스' 지점에 도착한 빨강팀 가족 일부는 춤을 추지 못하겠다며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반면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안마해주기'라는 미션에는 서로 경쟁적으로 안마를 해주며 훈훈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1시간쯤 지나 순위가 결정됐지만 참가 가족들은 순위에 상관없이 완주할때마다 함성과 축하를 보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제일가노브 아르시엔(32) 씨는 "윷놀이는 대학 시절에 이어 두번째"라며 "아들과 명절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한국 문화가 좋다"고 말했다.
10년 전 중국에서 온 도영(40) 씨도 "코로나19로 명절 때마다 고향에 갈 수 없어 마음이 불편했다. 비대면으로라도 윷놀이 게임을 열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내 8개 구·군은 다음달 2일까지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오색 떡국 떡 나눔, 복주머니 덕담 나누기, 설 명절 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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