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사상 최초 100% 인공 눈으로만 치르는 대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영국 러프러버 대학의 스포츠생태학 그룹과 '우리의 겨울 보호' 캠페인 그룹이 공동으로 작성한 '미끄러운 슬로프'라는 보고서를 인용해 "이번 올림픽은 강수량 부족과 눈을 유지하기에 너무 따뜻한 기온으로 거의 100% 인공 눈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경기장의 스키 슬로프를 눈으로 뒤덮기 위해 100개가 넘는 제설기와 300개 이상의 눈대포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과 장자커우 지역은 역대 올림픽 개최지보다 강수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지난 40년 간 연평균 겨울 강수량은 7.9mm로 이는 대표적인 스키 관광지로 알려진 스위스 다보스의 12월 강수량보다 9배나 적은 수치이다.
최근 지속된 기후변화로 겨울 기온이 오르면서 동계올림픽에서는 인공 눈을 쓰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약 80%의 인공 눈이 사용됐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선 그 비중이 90%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인공 눈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량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는 이번 올림픽에서 인공 눈을 만드는데 200만㎥ 물이 사용될 것이라 추정했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80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조직위는 "장자커우 총리지역에서 소비되는 물 가운데 10%가 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며 "스마트 제설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 방식보다는 20% 적은 물로 인공 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설에는 자연 강우와 재활용수만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콩 환경 단체인 차이나 워터리스크는 "최근 장자커우 지역 주민들의 절반 이상이 물 부족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인공 눈의 사용으로 비롯될 환경오염 우려도 만만치 않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의 스포츠생태학 그룹은 "인공 눈은 녹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화학 물질이나 생물학적 첨가제를 추가하는데 이것이 녹으면서 물이 되면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단한 인공 눈은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도 높인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프리 스타일 스키에 출전한 로라 도날드슨은 "인공 눈으로 슬로프를 만들면 벽과 바닥이 아주 단단한 얼음이 돼 부상 위험이 있고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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