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5개 선거구 가운데 대구 중남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28일 결정했다. 소속 의원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돼 다시 선거를 치르게 된 만큼 책임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이유다. 당은 명분을 얻었으나 지역 선거판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인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천 대상은 5개 중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4개 지역"이라며 "대구 중남구는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구를 제외한 네 곳의 공천 공모 공고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진행하고 이틀 뒤인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신청을 받기로 했다.
그는 대구 중남구를 무공천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설계한 건국 이래 최대 부동산 부정부패 사건인 대장동게이트에 대한 국민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직전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된 범죄 혐의를 받아서 수사 중이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공당(公黨)으로서 무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또 "불공정과 내로남불로 점철된 문재인 정권과 다른 새 정치를 하려는 의지"라며 "보궐선거 후보자 중심으로 활발한 대선을 준비하고 계시던 대구 중남구 시민과 당원들께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로 미루어 권 본부장이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국민의힘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무공천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이 자당 책임을 들어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충북 청주상당 무공천 방침을 내세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구 중남구는 지역구 의원이던 곽상도 전 의원이 자진 사퇴해 공석이 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로부터 곽 의원 아들이 퇴직금 명목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문제가 지난해 불거진 데 따른 사퇴였다.
이런 가운데 권 본부장은 이미 대구 중남구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그건 현실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 당원이신 분들은 이 취지를 받아들여 주시고, 우리 대선 선거운동에 매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이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대구 중남구 공천을 요구했던 만큼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를 묻자 "이야기 나눈바 전혀 없고, 공천 부분은 공관위가 전적으로 결정해야 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 이야기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편, 홍 의원은 이번 결정을 두고 자신이 만든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민주당이 한 방식이 옳다"며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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