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파리와 이재명 부부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 씨의 공무원 및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에 앞서 김 씨도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는 사과 메시지를 냈다. 부창부수(婦唱夫隨)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역대 대선 후보 중 이 후보만큼 사과를 많이 한 후보를 찾아보기 어렵다. 얼마 전엔 눈물까지 보이면서 사과와 반성을 입에 올렸다. 민주당도 윤미향·이상직 의원 제명을 언급하는 등 사과 행렬에 가세했다.

이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면 이 후보와 민주당이 이렇게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궁지에 몰리자 지지율을 몇%라도 반등시켜 보려는 몸부림의 하나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 '그분'의 연루 의혹을 보여주는 진술들이 계속 나왔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민주당은 입법·정책 폭주로 집값 폭등과 전세 대란 등이 발생해 많은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지금껏 진정한 반성은 없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쇼를 하느냐. 속지 않는다"며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이 후보와 민주당 행태를 보며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2010년 박근혜 정부 당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외교부 특채 문제로 사퇴를 앞두고 있을 때 조 전 장관은 이런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에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이다'"라고 썼다. 2016년엔 "사람을 무는 개가 물에 빠졌을 때, 그 개를 구해줘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두들겨 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개가 뭍에 나와 다시 사람을 문다"는 중국 문학가 루쉰의 글도 올렸다.

조 전 장관이 명쾌하게 결론을 내렸다. 지금은 앞발을 싹싹 비비는 파리를 때려잡고, 물에 빠진 개를 구해 주지 말고 더 두들겨 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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