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촌치킨 성공신화]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인터뷰

취임 3년, 변화와 혁신으로 사상 최대 실적, 기업 경쟁력 한층 끌어 올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제공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제공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제공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 BI(brand identity). 교촌에프앤비 제공
교촌치킨 BI(brand identity). 교촌에프앤비 제공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3년 전 업계 최초로 경영권을 전문경영인에게 넘겼다.

2019년 3월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한 것이다. 이는 창립 30주년(2021년)을 앞두고 교촌치킨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권 전 회장 자리를 이어받은 인물은 롯데그룹에 40년간 몸담았던 유통 전문가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조직·프로세스 등에 대한 효율적 관리를 비롯해 품질 향상, R&D 역량 강화, 글로벌 기업 도약 등을 위해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이에 교촌치킨은 2020년 매출 4천476억원(영업이익 41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가맹점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또 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직상장에 성공했다. 국내 1위 치킨에 '대기업 DNA'를 심어 기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린 것이다.

소 회장이 이끈 지난 3년 동안 교촌치킨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코로나19 시대에 차별화된 전략과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등을 들어본다.

▷40년 '롯데맨'으로 헌신하셨는데, 교촌치킨 경영에 합류하게 된 계기 또는 인연을 소개하신다면?

2019년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해 적임자로 추대됐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시킨 교촌의 선택은 권 창업주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변화로 가맹점과 본사가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권 전 회장과는 고향(대구)이 같으며 중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회장 취임 당시 회사는 어떠했는지 평가해 보신다면?

교촌은 창업주의 '정도경영' 철학이 내부 구성원들과 충분히 공감돼 직원들의 일하는 태도 등 곳곳에서 정도경영이 실천되고 있었다. 경영 시스템 측면을 보완하면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높은 회사라고 생각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후 지난 3년간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정리하신다면?

인프라 확대로 구조적 성장 기반 마련하고 품질 강화, 해외사업 확대, 수제맥주·가정간편식(HMR) 등을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발굴했다.

물류센터는 기존 동부(칠곡)·서부(광주) 물류센터에 이어 수도권물류센터(평택)와 남부물류센터(김해)를 추가 설립했다. 또 경기 오산의 본사를 판교 제2테크노밸리로 이전을 결정, 지난해 9월 기공식을 했다. 판교 신사옥은 연면적 1만4천11㎡, 지하 4층·지상 11층 규모로 내년 5월 준공 목표다.

품질 향상을 위해 R&D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본사 인근에 교육R&D센터를 세워 가맹점과 똑같은 환경에서 점주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도록 했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가맹점 교육용 앱을 개발했다.

해외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중동 및 아프리카 9개국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 두바이 1·2호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하면서 중동 국가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기존 진출한 해외 국가에서도 성과가 이어져 올해 해외사업이 개척에서 성장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또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기업'이란 교촌의 비전 달성을 위해 수제맥주, HMR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5월 주류 수입 유통사인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 부문 '문베어브루잉'을 인수, 수제맥주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제맥주는 전국 가맹점 1천300여 곳과 본사가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프랜차이즈에 대기업 DNA를 접목한 부분이 있으신지?

교촌은 30년간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일하는 방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문이 다소 있었다. 그래서 업무 속도를 올리고,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위해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생산·재무 등의 시스템을 통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위해 직급 체계를 단순화했다. 기존 6단계였던 직급을 담당·책임·수석 등 3단계로 조정하고 빠른 승진이 가능토록 해 개인 역량 성장에 대한 동기를 부여했다. 또 윤리·나눔 경영이란 DNA를 심었다. 투명 경영을 위해 지난해 코스피 상장 전부터 감사위원회를 운영했고, 준법경영부문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대외협력부문을 신설하고 부문 내에 공유가치창출팀을 만들어 사회공헌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했다.

▷교촌이 업계 최고를 유지하는 비결은?

교촌의 성공에는 '품질경영·상생경영'이란 두 가지 경영 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좋은 재료와 정성이 깃든 조리가 품질경영의 기반이다. 국내산 통마늘과 발효간장 소스의 간장 시리즈, 인공캡사이신이 아닌 국내산 청양 홍고추 착즙으로 매운맛을 내는 레드시리즈, 사양벌꿀 대신 아카시아벌꿀을 사용한 허니시리즈 등 시그니처 제품 모두가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또 24시간 이상 숙성한 원육을 사용하고, 조각 하나 하나 일일이 붓질로 소스를 도포하는 정성이 들어가 있다. 상생경영을 위해 가맹점 내실 강화를 최우선으로 한다. 인구수 기준으로 영업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가맹점이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한다. 이에 본사 매출은 물론 가맹점당 매출이 주요 경쟁사와 비교해 가장 높다. 경쟁사에 비해 매장 수가 부족함에도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치킨 시장 전망과 차별화된 전략은?

코로나19로 치킨 업계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화두다. 고객 주문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집중되는 상황이라 자체 주문앱을 대대적으로 개편,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문앱은 가맹점 입장에선 수수료 부담을 절감하고, 본사는 충성고객 육성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교촌 주문앱 회원수는 250만명, 월간 실 이용자수가 55만명에 달한다. 이와 함께 인건비 상승 등 가맹점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로봇 제조업체 ㈜뉴로메카와 협동 로봇을 연구개발 중이다.

▷가맹점주들에게 100억원 주식 증여로 상생경영 의미를 더 했는데, 회사와 가맹점이 윈윈할 수 있는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신지?

지난해 3월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의 사재 출연은 교촌의 상생경영을 몸소 실천한 뜻깊은 일이다. 교촌은 창업 초기부터 가맹점과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했고, 전문경영인 체제에서도 상생의 가치 발전은 가장 중요한 책무로 생각한다. 지금도 본사의 중요한 정책과 전략은 '가맹점소통위원회'와 우선 소통 후 결정한다. 앞으로도 가맹점과의 상생은 본사의 모든 정책과 전략의 바탕이 될 것이다.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향후 과제가 있으신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업은 양질의 품질과 서비스는 물론 비즈니스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보다 창의적이고, 보다 윤리적인 시각으로 ESG 관점의 차별화된 고객 가치 창출이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구와의 인연은?

대구에서 태어나 중·고교를 졸업해 친인척, 중·고교 동문을 비롯해 정계·관계·재계에 고루 지인들이 많다. 언제나 고향을 잊지 않고 살아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1950년 대구 출생 ▷1969년 대구고 졸업 ▷1977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1977년 롯데쇼핑㈜ 입사 ▷2000~2006년 롯데쇼핑㈜ 상품마케팅 본부장/롯데미도파 대표이사 ▷2006~2014년 롯데쇼핑 슈퍼·세븐일레븐 대표이사/롯데쇼핑 총괄사장 ▷2014~2018년 롯데그룹 대외협력단 단장/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2019년~교촌에프앤비㈜ 회장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제공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교촌에프앤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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