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中企 오미크론 확산에 비상…‘키트 바꿔치기’ 편법도 등장

자가진단키트 음성 나오면 다른 업체 제품으로 검사
격리 걱정에 진단검사 기피…“괜히 회사에 피해 줄까 걱정돼”
재택근무 불가능한 제조업은 초긴장…“생산량 어떻게 유지할까 걱정”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속에 신규 확진자가 5만명에 육박하며 자가검사키트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생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속에 신규 확진자가 5만명에 육박하며 자가검사키트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9일 오후 경기도 군포시 휴마시스 군포공장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생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폭증하자 대구 중소기업계도 가동 중단 우려로 비상이 걸렸다.

확진이 되면 '셀프 격리치료'에 들어가야 해 업무 공백이 생기니, 지역기업 사이에선 차라리 검사를 안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역학조사 체계도 동거가족과 고위험군으로 바뀌어 진단 기피를 부추기고 있다.

대구 달서구 A차부품업체 관계자는 "확진이 되면 격리하는 방침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굳이 검사해 회사에 밉보이기보다는 조금 몸이 안 좋아도 참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처럼 검사하라고 보건소에서 연락도 안 온다"고 했다.

달성군 B기계업체 대표는 "최근 직원 딸이 확진됐는데 다행히 음성이 나와 출근은 했다. 양성 판정을 받고 전파가 됐으면 줄줄이 격리돼 문을 닫을 수도 있었다"며 "언제든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어디까지 검사를 독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일부 현장에서는 '키트 바꿔치기' 편법도 등장했다. 외부 활동을 위해 자가진단키트 결과가 양성이 나오면 다른 회사 키트로 음성이 나올 때까지 검사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북구 C주물업체 관계자는 "다른 회사로 납품차 출장 갈 때 음성이 확인돼야 출입할 수 있다"며 "휴대용 키트를 들고 다니면서 양성이 나오면 다른 업체 키트로 다시 검사해 음성이 뜨면 출입한다. 일은 해야 하니 이렇게 하지만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영세기업은 혹시 모를 '가동 중단'을 걱정하고 있다. 여건상 재택근무도 불가능한 곳도 많다.

서구 D염색업체 관계자는 "준비, 염색, 가공으로 나뉘는 공정 특성상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라인을 중단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20% 줄어 간신히 공장을 돌리고 있는데 결원이 더 발생하면 생산량을 어떻게 유지해야 할 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경북 경산 E섬유업체 관계자는 "전파력이 워낙 커 한 명의 확진자만 발생해도 줄줄이 격리될 수 있어 초긴장 상태"라며 "특히 현장인력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해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각 부서에 진단키트를 배치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검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정부의 방역체계에 따라 기업에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해용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백신 3차 접종과 선제적인 진단검사를 통해 지역 산업현장에 타격이 가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대출만기 도래나 금리인상 리스크 등에 기업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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