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 유명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한 60대 남성이 근무 첫날 고가의 그림에 볼펜으로 낙서를 해 해고를 당한데 이어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됐다.
지난 9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7일 러시아 스베르들롭스크주에 있는 옐친 센터 미술관에서 발생했다.
당시 안나 레포르스카야의 '세 인물'(Three Figures)이라는 그림을 감상하던 한 관람객은 작품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원래 이 그림에는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 3개가 있어야 하는데 중앙을 제외한 오른쪽과 왼쪽 얼굴에 작은 눈이 그려져 있었던 것. 이를 발견한 관람객은 즉시 미술관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조사 결과, 그림을 훼손한 범인은 사설 경비업체에서 파견된 60대 남성 경비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경비원은 조사에서 "근무 중 지루함을 느껴 참을 수 없었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잘못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미술관 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경비원의 신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번 일로 그가 경비업체로부터 해고 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해당 작품은 러시아 출신 화가 안나 레포르스카야(1900~1982)가 1932년부터 1934년까지 2년 간 작업한 그림으로 보험사는 이 그림이 약 7천 490만 루블(한화 약 12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
다행히 낙서로 인한 그림의 훼손이 심하지 않아 복구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은 "펜을 세게 누르지 않아 그림 전체가 망가지지는 않았다"며 "페인트층이 약간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해당 작품은 작품의 소유권을 가진 모스크바 국립 트레티아코프 미술관으로 반환됐으며 트레티아코프 미술관에서는 복구 작업에 약 25만 루블(한화 약 400만 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경비원은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그의 유죄가 인정될 경우 벌금형과 최고 3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옐친 센터 미술관은 이번 사건 이후 남아있는 작품들에 모두 보호막을 설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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