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영호 "이재명 토론 보고 김정은 웃었을 것, 종전선언·선제타격·스냅백 기초 개념 몰라"

태영호, 이재명. 연합뉴스
태영호, 이재명. 연합뉴스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11일 진행된 대선 주자 2차 TV 토론에서 나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 발언을 두고 "김정은도 보고 웃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종전선언, 선제타격, 스냅백 등 대북정책 관련 기초 개념들에 대해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태영호 의원은 12일 오후 2시 14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김정은과 평양 당국은 3월 9일 대선 후 상대하게 될 대한민국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안보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 4자 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한 발언들 중에는 상식과 개념은 물론 문재인 정부 정책과 민주당의 당론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상당히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태영호 의원의 표현대로 대북정책 관련 기초 개념이 없는 것은 물론, 현 정부여당의 기조와도 동떨어진 언급을 했다는 것.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서 다룬 소재들 가운데 우선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후보는 현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사실상은 종전상태, 법률상은 정전상태'라고 했다"며 "그러나 한반도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을 이루기 위한 전 단계로서의 정치적 선언 개념이다. 종전상태의 절차적 완성이 아닌 종전상태를 본격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시작을 선언하는 정치 행위이다. 이 개념에 대해서는 남북의 인식이 거의 근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남북이 종전선언이라도 먼저 체결해 현 정전상태를 평화적인 교류와 공존이 가능한 종전상태로 만들고, 그다음 전쟁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완전히 제거하는 평화협정으로 나가는 수순을 밟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정부여당의 방향성을 이재명 후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태영호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어제(토론에서) 종전상태와 정전상태의 순서와 개념을 혼동해 말했다"고 비판했다.

▶태영호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선제타격 언급과 관련해서도 "이재명 후보는 우리의 3축 체계에 기초한 선제타격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 보인다"며 "우리의 선제타격은 전쟁 개시 수단이 아니라 전쟁 진행 과정에서 불가피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개념인데 '선제'라는 표현을 우리가 먼저 북한을 공격하여 평화를 깨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의 선제타격 개념을 전쟁의 위험을 고조시키는 행위로 보고 있다"며 "북한도 뜬금없이 우리를 향해 핵무기를 쓸리 만무하고, 우리가 먼저 선제타격으로 전쟁을 개시할 수는 더욱 없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고 우리도 선제타격을 결심할 정도의 상태이면 이미 평화는 깨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번 TV 토론이나 어제 TV 토론 때나 평화와 전쟁의 경계선이 어디에 있고 이 과정에서 선제타격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선제타격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토론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10시 32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앞서 선제타격에 대한 견해를 밝혔던 윤석열 후보를 가리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제1의무이다. 국민생명과 국가운명이 달린 안보문제를 정략 대상으로 삼지마시라.선제타격은 곧 전쟁인데 쉽게 말할 사안이 못 된다"고 하기도 했다.

▶또한 태영호 의원은 '조건부 제재 완화'를 가리키는 스냅백에 대해서도 이재명 후보가 개념부터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글을 이어 나갔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스냅백을 '선 제재 완화' 개념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스냅백은 대북제재 완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정의용 장관은 작년 9월 24일 미국 외교협회 초청 대담에서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 4년간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단한 것을 들며 북한을 고립 상태에서 끌어내기 위해 선 제재 해제를 해주고 북한이 합의 위반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개념을 들고 나왔다"고 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스냅백 개념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그런데도 이재명 후보는 스냅백을 선 제재완화 개념이 아니라고 했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처럼 이재명 후보가 대북정책 관련 기초 개념들을 두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한 태영호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주변에 유능한 대북정책이나 안보 자문역이 없거나,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민주당의 당론을 잘 모르는 전문가들이 자문을 하고 있어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김정은도 어제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보고 웃었을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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