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이 10대 공약을 앞다퉈 발표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코로나19 극복을 1호 공약으로 채택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정의로운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미래 먹거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통해 대통령 취임 후 국정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는 만큼 유권자들이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후보들의 10대 공약에서 지방이 안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 후보가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4호 공약으로 채택했을 뿐 윤·심·안 후보의 10대 공약에는 균형발전, 지방분권은 물론 지방이란 단어조차 찾을 수 없다. 균형발전 관련 의제가 아예 빠진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했던 윤·안 후보가 정작 10대 공약에 균형발전을 왜 배제했는지 궁금하다.
이번 대선 특징 중 하나가 지방이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들이 수도권을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수도권 표심 잡기 공약을 남발할 뿐 지방은 외면하는 실정이다. 비대한 수도권을 더 비대하게 만들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윤 후보가 공약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경우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심화시켜 균형발전을 저해할 것이 뻔하다. 수도권에 대한 대규모 주택 공급 공약 역시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균형발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마저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 물거품이 되는 등 지방이 홀대를 받았다. 지방 공약을 등한히 하는 후보들을 보면서 다음 정부에서 지방이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후보들은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기 위한 공약을 내놓기 바란다. 유권자는 수도권에만 살지 않고 지방에도 산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이 골고루 잘 사는 균형발전 없이는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현실을 후보들이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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