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3시쯤 방문한 대구 중구 '동성로 헌혈의 집'. 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헌혈의 집이지만 내부는 텅 빈 모습이었다. 채혈실에 있는 7개 침대 중 2개에만 헌혈자가 누워있었고 대기실엔 1명만 대기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에는 오후 3시면 70명 이상의 시민들이 찾던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하루 50명도 간신히 채울 정도로 줄었다. 동성로 헌혈의 집 관계자는 "헌혈량이 너무 부족하다"며 "다른 헌혈의 집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으로 대구경북 지역의 혈액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혈액 보유량은 자꾸 줄어들고 있지만 시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
15일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1.6일분으로 적정 재고 기준 일수인 5일분에 한참 미치미 못해 '경계'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달 3일 6.5일분을 보이던 혈액 보유량이 지난달 18일 2.8일분까지 떨어진 뒤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속되는 헌혈량 감소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헌혈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올해 1월1일부터 2월 15일까지 지역 내 헌혈자는 2만3천201명으로 전년 동기 2만6천393명 대비 약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학교, 경찰서 등 단체헌혈도 줄줄이 취소됐다. 올해 1월 1일부터 2월 7일까지 23개 단체, 1천320여명이 헌혈을 취소했다. 학교 방학과 더불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거리두기로 단체헌혈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헌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은 일어나지 않고 헌혈 중 마스크를 벗을만한 상황도 거의 없다"며 "백신까지 맞았다면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없으니 헌혈에 참여해도 된다"고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이건문 대구경북혈액원 원장도 "정기적인 소독으로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기에 코로나 감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헌혈에 참여해 수혈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에게 큰 힘을 보태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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