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대 대선 TK '보수 표 쏠림' 이번에는 어떨까?

지역출신 보수후보 없는데다 TK출신 與후보 나오자 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대구경북(TK)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어게인(Again) 8080"을 외치며 표밭갈이에 힘을 쏟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TK가 보수 후보에게 80% 투표, 80% 지지라는 '8080 신화'를 만들어 준 것을 재현하자는 건데 TK 출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론조사 상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TK 표심이 갈피를 잡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987년 이래 역대 대선에서 TK는 보수정당 후보에게 60%에서 80%까지 몰표를 던졌다. TK는 13대 노태우 후보에 70.7%(대구)와 66.4%(경북)의 득표율을 안긴 것을 비롯해 14대 김영삼 후보(59.6%, 64.7%), 15대 이회창 후보(72.7%, 61.9%), 16대 이회창 후보(77.7%, 73.5%), 17대 이명박 후보(69.3%, 72.6%), 18대 박근혜 후보(80.1%, 80.8%)까지 표를 몰아줬다.

심지어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보수 정당 궤멸 상황에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홍준표 후보가 절반에 가까운 지지(45.36%, 48.62%)를 얻었다. 여기에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득표율(12.60%, 8.75%)까지 더하면 더 높아진다.

역으로 민주당으로서는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표율(12.5%, 13.7%)을 기록했을 정도로 TK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보수정당에 지역 출신 유력 후보가 없는 데다 첫 TK 출신 민주당 후보를 맞닥뜨리면서 TK 표심이 과거처럼 보수 후보에게로 쏠리지 않고, 갈리는 양상이다.

실제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1천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KSOI 참고)했는데, 이 후보는 불모지인 TK에서 전주와 비교해 7%p 오른 32.4% 지지를 얻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대세론이 만들어진 19대 대선조차 문재인 후보(대구 21.76%, 경북 21.73%)가 깨지 못한 '마의 30%'를 넘보게 된 것.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이 후보(43.7%)가 오차범위 안이긴 하나 같은 조사에서 6주 만에 윤 후보(42.2%)에게 지지율 우위를 보인 원동력이 TK 덕분이라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보수정당 내 지역 출신 차차기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의 전략적 선택으로 이 후보에게 표를 던지거나 반대로 '정권 심판'으로 민심이 한쪽으로 모일 경우엔 TK 표심이 윤 후보 쪽으로 쏠릴 수도 있어 아직 예단하기는 이른 상태다.

이런 가운데 TK가 특정 후보에 대한 단순한 반감이나 묻지 마 지지에서 벗어나 지역 발전과 향후 TK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는 능동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인물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 지역발전과 위상을 견인할 수 있는 후보로의 결집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실에서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기 위한 최악의 표심으로 나타나기 쉽다"면서 "공약과 인물 위주로 뽑는 건전한 투표 행위는 지지 후보나 정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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