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건물주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벌써 5년도 넘은 일이지만 그날 일이 생생하다. 이른 나이에 IT업계로 뛰어들어 큰 업적을 이루신 기업의 회장님이셨다. 미팅은 30분 정도로 짧았다. 미팅 장소는 빌딩의 회장실이었는데 창문 너머로 삼성동 백화점 옥상이 보였던 기억이 난다. 항상 테헤란로를 걸어 다녔는데 내겐 낯선 광경이었다.
비서의 배려로 회장실 소파에서 그분을 기다릴 수 있었다. 이윽고 문이 열렸고 커다란 풍채의 회장님이 등장하셨다. 악수의 힘도 남달랐다. 나도 손이 큰 편인데 내 손을 감싸고도 두 마디 정도 남는 손이었다. 그렇게 대화는 시작되었다. 그때 내가 인상 깊게 느꼈던 것은 회장님의 언어였다. 같은 한국말이지만 부자들이 쓰는 언어가 따로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시니 다른 언어를 쓰는 건 당연해 보였다. 기억에 남는 회장님의 언어는 이렇다.
<부자의 언어>
첫째, '왜 안돼?' 어떤 일을 할 때 우리는 이미 한계점을 정해 둔다. '그 일은 안될 거야'라는 가정하에 말한다. 부자는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왜 그 일이 안되냐고, 해보긴 했냐'라고 반문한다. 시도하기 전에 미리 단정 짓지 않는 것이다.
둘째, '문제 없어.' 부자들은 '문제 될 것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부자를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전진한다. 그 길 가운데 장애물을 만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목표를 향해 전진하다 보면 반드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튀어나온다. 그 일은 안될 거라고 속삭인다. 부자들은 타인의 말에 신념이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빈자들은 남의 말에 휘둘리고 만다. 자기가 믿는 목표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자는 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목표를 실현시키는 것은 결국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셋째, '일단 해봅시다.'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나는 애플보다 나이키의 슬로건을 더 좋아한다. 광고회사라면 당연히 think different를 더 좋아하는 것이 정상이다. 다른 생각을 해야 하는 광고 회사가 just do it! 이라니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그냥 해!'라는 말이 더 좋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시작도 못하고 그때를 놓치는 경우가 나오기 때문이다. 많은 CEO들이 완벽하게 준비하고 일에 착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완벽한 준비라는 것이 있을 수 없으며 사업에서 타이밍은 돈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부자들은 '해보자!'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 뒷일은 뒤에 생각하고 일단 스타트하자는 의미다.
<빈자의 언어 >
첫째, '그게 가능한가요? 이' 말은 사실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빈자는 늘 남에게 묻는다. 그리고 가능성을 의심한다. '이게 되나?' '될 리가 있나?' '안될 거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이쯤 되면 누군가 와서 '응 안돼'라고 말해주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둘째, '시간이 없어서요.' 전형적인 빈자의 언어이다. 부자는 시간을 창출해낸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부자는 아침에 2시간 일찍 일어나서 그 시간을 확보한다. 하루를 2시간 더 살면 한 달이면 남들보다 이틀 정도의 시간을 더 선물 받는 셈이다. 빈자는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면서 더 나은 내일을 바란다. 반면, 부자는 어제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더 좋은 내일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셋째, '다음에 할게요.' '다음'이라는 말만큼 쉬운 말이 있을까? 동시에 그만큼 무책임한 말도 없다. '다음에 할게요' '아쉽지만 다음에 비용 더 드릴게요' 등 우리는 다음이라는 말을 남발하며 산다. 그리고 그다음은 영영 오지 않는다. 부자는 일단 지금 당장 해보자고 말하고 빈자는 다음에 하자고 한다. 지금 시도해보면 시행착오를 알 수 있다. 다음에 해보면 무슨 장애물이 있는지조차도 모른다. 실패 할리가 없다.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부자는 시도하고 실패하고를 반복하면 더 위대한 목표를 이루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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