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쯤 빈소에서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은 지난달 9일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고 배은심 여사를 조문한 이후 48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삼가 위로의 말씀 드린다.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선생님 책을 많이 보았고 감화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의 큰 스승이신데 황망하게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전 장관의 장례는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를 지키던 황희 문체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문체부 장관이 됐을 때 첫 일정으로 이 전 장관을 찾아뵙고 말씀을 들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SNS에서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 문화의 발굴자이고, 전통을 현실과 접목해 새롭게 피워낸 선구자였다"며 "우리가 우리 문화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된 데는 선생님의 공이 컸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시상식에서 이 전 장관에게 금관 문화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이날 여야 대선후보들도 이 전 장관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도 이날 26일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유족들에게 "평소 존경하는 분이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홍정민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홍 대변인은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이 교수가 성남시에 강연하러 왔을 때 처음 만났으며 이후에도 인사를 드리며 교류해 왔다"며 "이 교수님이 이 후보에게 종종 조언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오늘 영면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SNS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도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이 기획한 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의 굴렁쇠 소년을 기억한다"며 "거대한 스타디움에 등장해 햇빛이 쏟아지는 초록색 잔디밭 위로 하얀 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8살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며 대각선으로 뛰어갔다. 행여 넘어지지나 않을까 가슴을 조이며 바라보던 국민들의 눈에는 정적 속의 여덟 살 소년이 아니라, 수난의 역사에도 언제나 역경을 극복해낸 한국인의 모습이 보였다. 초록 잔디밭 위에 남긴 한 편의 위대한 시(詩)였다"고 기억했다.
이어 "우리의 삶에 고인의 통찰과 혜안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교수님의 뜻을 잘 받들어 문화가 강한 나라, 문화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2080 공생'과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한 한국인'이라는 명제는 선생님께서 한평생 이룩하신 연구성과의 결정체이자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며 "선생님의 뜻을 이어받아 청년세대와 어르신들이 함께 잘 살고,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SNS를 통해 "늘 새로운 생각과 시대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통찰력을 통해 우리 국민들께 지혜를 나눠주셨다"며 "가르침을 따라 산업화 시대에 밀려나 있던 복지와 생명의 가치를 되살리고, 모든 생명이 동등한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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