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민심 르포] 대구경북, '국론 분열 징그럽다' 통합의 정치 촉구

[한신협 공동기획] 차기 대통령에게 바란다
바닥 치는 경제와 지역 현안 해결 총력 당부하기도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 동성로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 왼쪽)/15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동대구역 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구 동성로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진 왼쪽)/15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동대구역 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차기 대통령에게 통합의 정치를 주문했다. 정치적 갈라치기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분열되는 국론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산적한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 주문도 잊지 않았다.

대구 시민들은 차기 대통령이 '통합 대통령'이 되기를 원했다.

취업준비생 이석희(29) 씨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 사회가 정말 많이 분열돼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소수자 담론 등 여러 측면에서 상호 존중이 사라지고, 상대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진영 논리에만 빠진 대선"이라고 꼬집었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집권만 하면 반대편 정당에 대해 정치보복이나 무조건적 공격을 일삼지 않나. 그건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들은 '경제'를 강조했다. 특히 대구는 202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마주한 지역이니 만큼 회복에 대한 열망은 더 컸다.

자영업자 박기남(41) 씨는 "제조업 계통이어서 코로나19로 직접적인 영업 제한을 겪지는 않지만,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는데 다른 사업체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 생산과 영업에 차질이 커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직접 타격이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피해에 대해서도, 지금같은 찔끔찔끔식이 아닌 제대로 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주목받고 있는 2030세대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부동산'과 '취업'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원생 백인희(28) 씨는 "청년 정책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 이후로 주변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한 이들이 많다"며 "대졸자들이 취업문이 너무 좁은데, 이 문제를 아직도 해결 못 하고 있다. 이걸 해소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북민들은 주로 현안 해결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안동대 총학생회 한 간부는 "대통령은 일을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올바르게 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쉽고 빠른 길이라는 이유로 행하는 불의들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이 될 수도 있기에 가끔은 느리더라도 올바른 길로, 더 큰길로 나갈 줄 아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안동의 주부 김오윤 씨는 "워킹맘들이 직장에서 당당하게 일 할 수 있도록 여성과 육아문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면서 "맞벌이 부부를 위한 다양한 보육시스템을 마련해 여성의 사회 기여도를 높임은 물론 집값과 물가 안정을 통해 아이 키울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경북 예천 도청신도시에 살고 있는 김정환 씨는 "제20대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불신과 반목, 편가르기 없는 대통합의 정치"라며 "벌써부터 여야가 정치보복 등을 이슈로 대립하는 모양새가 걱정 스럽다. 협치하고 통합하는 정치로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 나라가 안전하도록 하는 문제를 걱정하고 않고, 청년들과 여성들이 행복해 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주·문경지역 유권자들은 대통령에게 여야와 소통하고 협치 하는 정치, 전직 대통령을 국가 자원으로 존중하는 풍토,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따뜻한 복지, 기회가 공정한 교육, 전통문화와 새로운 문화와의 조화,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설정 등을 주문했다.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은 "차기 대통령은 대구경북을 이끄는 구미국가산업단지에 KTX 구미산단역 신설로 재도약 불씨를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KTX 김천구미역에서 구미산단까지는 차를 타고 40분 이상 소요될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면에서 효용 가치가 매우 떨어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윤 회장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로 구미와 구미산단이 기회를 맞은 만큼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KTX 구미산단역 신설이 반듯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위군민들은 대구 편입에 대한 열망이 컸다.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회 소속의 한 위원은 "2월 임시국회에서 군위의 대구 편입 입법이 불발됐다"면서 "국민의힘 TK 국회의원들에 대한 배신감도 들지만, 차기 대통령이 이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했으면 한다"고 했다.

고령군 문화유산 관계자는 "고령은 우륵선생과 가야금으로 우리나라 K-POP의 원조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에 따른 위상은 형편없다"며 "위상 정립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현재 군립으로 남아 있는 우륵박물관을 국립 또는 도립박물관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다수 성주군민은 사드 배치로 인한 지역갈등 해소와 성주의 주산인 성산을 성주군민에게 돌려줄 것을 바랬다. 한 성주군민은 "사드 배치로 촉발된 지역갈등 해결이 문재인 정부 동안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완전배치든 철거든 차기 정부에서는 분명한 결론을 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주군 관계자는 "성산에 있는 성산포대는 대구공항의 방공방어를 위한 것인 만큼 공항이전과 함께 빠른 시간 내에 성산이 성주군민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천시 평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2년 이상 끌고 있는 방역규제에 지칠대로 지쳤다"며 "누가 되든지 빨리 대선이 끝나고 영업제한부터 풀어달라"고 하소연했다.

포항에선 영일만대교 건립,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

공원식(69) 포항지역발전협의회장은 "영일만대교와 의과대학은 꾸준한 희망과 노력으로 점차 문이 열리는 상황이다"면서 "지역의 백년대계를 꾸리는 데에 가장 걸림돌이 현재 포스코와 시민의 대립이다. 신의 한수로서 차기 지도자가 현명한 중재자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산공설시장상인회 태원찬(53) 회장은 "전통시장을 살려 지역과 서민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취약계층에 대한 따뜻한 복지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쳐 양극화를 해소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산 진량읍에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종열(58) 대표는 "중소기업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시행.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 주 52시간 근로제·최저임금 개선 등 고용·노동정책의 불균형을 해소해 달라 " 고 말했다.

울진 북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업주는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현 정부의 무책임한 탈원전에서 벗어나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 침체된 울진경제가 되살아 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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