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돕지는 못할망정 우크라이나를 조롱하는 일은 없어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며 전쟁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세계인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전격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사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시작된 러시아와 푸틴에 대한 제재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남산타워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로하는 '평화의 빛' 조명이 표출되고 있다. 전 세계 랜드마크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이루는 색 조명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캠페인의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러시아 침략의 원인을 "6개월 초보 정치인 우크라이나 대통령 탓"으로 돌려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사과했다. 그런데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을 잘못 뽑는 바람에 전쟁이 났다"고 가세했다. 이젠 맛 칼럼니스트라는 황교익 씨까지 나서 "멍청한 젤렌스키 대통령 때문에 온 국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조롱한다. 이어지는 조롱 탓에 이 후보의 사과에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받는다.

지금 우크라이나를 조롱하고 있는 나라는 사회주의 국가들이다. 중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규정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정당하다'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은 중국에서 하루 만에 11억 뷰를 달성했다. '우크라이나 미녀만 받아주겠다'는 조롱까지 나왔다. 북한도 다를 바 없다. 외무성 성명까지 내어 "전적으로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 때문이라며 러시아를 옹호했다.

우리나라 유력 대선 주자와 그 지지자들이 이들처럼 우크라이나를 조롱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군사대국이다. 무력을 앞세워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경제질서를 혼란에 빠트린 책임은 마땅히 러시아가 져야 한다. 게다가 러시아는 침공 후 곤경에 빠지자 핵 사용을 위협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자라면 러시아를 규탄하는 것이 마땅하지 우크라이나를 조롱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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