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식당·카페 등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QR코드 인증 절차가 사라졌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을 감안할 때 방역을 완화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시점이 너무 빠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질병관리청은 3월 중순 18만~35만 명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을 거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방역 완화는 그 이후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불과 사흘 전까지만 해도 "방역 패스 중단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정점을 2주가량 앞두고 지난달 28일 갑자기 방역패스 중단을 발표한 것이다.
굳이 이 시점에 방역패스를 중단한 것을 두고 '정치 방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영업자들의 표를 의식해 무책임하게 방역패스를 허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선 이후인 2~4주 뒤 중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런 판단을 한 건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달 28일 강원도 동해시 유세에서 4일과 5일 사전투표를 강조하면서 "선거 당일 코로나 확진자 수 때문에 정부가 투표를 못 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확진자 급증세가 60대 이상의 투표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사전투표 독려를 위한 말이지만, 오미크론 대유행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위중증 환자, 사망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방역 당국은 음성확인서 발급용 신속항원검사 건수가 너무 많아 보건소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대지만 궁색하다. 방역패스를 강화하면 항원검사 건수가 많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하루아침에 방역정책을 바꾸고, 막 풀어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시종 무능했던 정부 당국이 이제 코로나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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