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개교한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입학식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연간 6조 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이 2031년까지 1조6천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등 한국에너지공대 개교가 적정한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또한 대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문 대통령이 개교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 대선 개입 논란까지 나온다.
한국에너지공대는 2017년 문 대통령이 '임기 내 개교'를 공약한 대학이다. 문 정부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 대학이 들어서는 것을 놓고 '호남 챙기기' 논란이 불거졌다. 탈원전 영향으로 적자에 빠진 한전에 막대한 부담을 지우면서까지 학교 설립을 밀어붙인 데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벌판에 4층짜리 본관 건물 한 동만을 완성한 상태에서 대선 7일 전 개교하고, 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은 관권선거 논란을 사고도 남는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이 선거 개입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언행을 조심한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논란을 자초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전북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해 '대(對)호남 메시지'를 냈다. 며칠 전 육군3사관학교 졸업·임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천을 찾은 것도 논란을 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해 선거 개입이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선거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법무부 장관을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계속 맡긴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문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관권선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20년 4·15 총선 하루 전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 "지급 대상자들에게 미리 신청을 받으라"고 정부에 지시해 야당의 반발을 샀다.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을 앞두고선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찾아 "가슴이 뛴다"고 말해 관권선거 의혹에 휩싸였다. 선거 때마다 관권선거 논란을 자초한 탓에 문 대통령의 '공정 선거' 발언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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