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나로 살게 하는 말들

강영숙 지음/뜨인돌출판 펴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운동장이 아닌 학원가를 뛰어다니며 친구들과 경쟁하느라 지친 학창시절을 겪고, 겨우 대학에서 숨을 돌릴라치면 취업 전쟁에서 뒤처질까 멈출 새도 없이 달려야 한다. 취업에 성공하면 승진, 결혼, 육아…. 끝없이 뛰어야하는 삶 속에 진정한 '나'를 마주할 기회는 생각보다 흔치 않다. 오히려 나를 마주하는 것이 겁이 나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첫 챕터부터 나를 마주할 것을 주문한다. 누구보다 먼저, 내가 나를 알아주는 것이 나에 대한 최소한의, 최대한의 예의라는 것. 내가 어떻게 살고 싶고,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나는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어떨 때 행복하고 불행한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EBS 28년차 강영숙 PD. '육아일기', '생방송 60분 부모' 등의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연출하면서 부모와 자녀의 소통, 상호작용에 대해 수도 없이 다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몇년간 방황하며 10대를 지나온 아들을 키우며 아픔의 시간을 보냈고, 그 경험은 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지나고보니, 그 시간이 아이 '때문에' 힘들었던 시간이 아니라 아이 '덕분에' 스스로가 진짜 어른으로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 시간을 통해 얻은, 흔들리는 시기를 지나는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모았다.

값싼 위로의 말이 아닌, 오랜 고민 끝에 나온 인생 선배의 단호하고 진심어린 잔소리다. 나로부터 출발해 타인과 건강하게 관계를 맺는 법, 일과 인생을 대하는 자세까지 청년들이 고민하는 부분들을 폭넓고 세심하게 다룬다.

저자는 삶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힘겨우며, 우리 안에 그 시간을 버티고 어려움을 넘어설 힘이 숨어있다고 강조한다.

"인생의 중요한 과제들을 풀어나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겁니다. 나 외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접어둬도 좋아요. '내가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이 나를 침범하게 허락하지 마세요." 28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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