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첫 사랑, 첫 월급… 뭐든 '처음'은 의미가 있다. 지난 2일 이제 막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에게 학교는 '첫 사회'다. 첫 사회에 발을 내딛은 아이들과, 아이를 첫 사회에 보낸 학부모들은 여러 걱정이 많다. 이들에겐 그 어떤 전문가의 말보다 실제로 지난해 초등학교에 첫 입학해 1학년을 무사히 마친 현 2학년 선배들의 조언이 값질 것이다.
대구 대봉초 2학년 학생들은 1학년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담아 책으로 썼다.
당시 1학년이었던 대봉초 학생 78명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학교생활에 대한 자신의 비법을 직접 글로 썼고, 이를 1학년 담임이었던 최순나 선생님이 엮어 '1학년이 쓴 1학년 가이드북'이라는 제목의 책이 정식 출판됐다.
'줄넘기를 잘 하려면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게 튼튼한 고무줄 바지를 입어야 한다'는 제안처럼, 아이가 지난 1년 동안 직접 겪고 느낀 것을 담았기 때문에 그 어떤 조언보다 구체적이고 유익하다.
한 학생은 부끄러워 하지 않고 발표를 잘하는 방법으로 '발표할 내용을 종이에 간단히 메모해두고, 그래도 떨리면 가장 친한 친구의 눈을 보면서 발표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다른 한 학생은 '크기가 큰 것들은 밑에, 크기가 작은 것들은 위에 올려 넣어야 하고 서랍이 복잡해지면 나도 모르게 구겨 넣게 되기 때문에 잘 안 쓰는 물건까지 굳이 서랍에 넣을 필요는 없다'며 자신만의 책상 서랍 정리 비법을 소개했다.
글쓰기에 참여한 현재 대봉초 2학년 김정원 학생은 "꿈이 작가인데 실제 작가의 삶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글을 쓰면서 1학년 때가 참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고 1학년 후배들을 볼 생각에 신도 났었다"고 했다.
이번 책 출판은 당시 1학년 학생 78명 중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 참여했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특히 대구시교육청이 꾸준히 펼쳐온 독서인문교육 일환으로서 공교육 문해력 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교육청이 2022 주민참여 예산 편성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의 미래역량을 기르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분야 1순위가 독서인문교육 활성화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민 요구에 따라 시교육청은 올해 책읽기→토론→책쓰기→인문활동 활성화에서 다시 책읽기로 선순환이 이뤄지는 '온 독서인문교육'을 추진한다. 여기서 '온'은 '협력과 융합 온, 따뜻한 인문 溫, 소통과 연결 ON'이란 뜻을 가진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부터 인공지능을 통해 학생의 독서 활동 이력과 성향을 분석해 책을 추천하고 맞춤형 어휘 학습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또한, 초·중등 토론 교육과 각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해 학교 중심 독서인문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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