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빚 늘리려는 후보들에게 나라 맡겨도 되는지 불안한 국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5천168달러로 사상 처음 3만5천 달러를 넘었다. 1963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였던 것에 비교하면 경이로운 성취다.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국가 지도자의 탁월한 리더십과 국민의 노력이 조화를 이뤄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세계 6위 무역 국가, 세계 10위 경제 규모, 국민소득 3만5천 달러 등 선진국임을 보여 주는 지표들이 차고 넘친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지난해 한국에 선진국 지위를 부여하기도 했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 세계 유일의 나라가 됐다. 전쟁과 가난을 딛고 산업화·민주화를 단기간에 성취한 한국을 세계는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의 성취를 바탕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해야 할 때이지만 나라 안팎의 사정은 녹록하지 않다. 내우외환의 위기에 직면해 있어서다. 코로나19, 고용, 양극화, 인구, 안보 등 난제들이 숱하게 많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재정과 무역수지의 '쌍둥이 적자', 과도한 나랏빚에 따른 국가신인도 관리도 문제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변변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은 물론 4차 산업혁명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준비도 부족하다. 지금껏 위기보다 더 어려운 위기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적어도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국가 지도자의 기본적인 책무다. 그러나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여야 대선 후보들의 공약과 언행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미래 비전은 공약에 안 보이고 퍼주겠다거나 허황한 공약이 넘쳐나고 있다. 후보들이 공약 이행에 300조 원, 266조 원이 들 것이라고 했지만 이 돈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위기 해결 능력과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후보들로 인해 국민은 불안하다. 남은 선거 기간이라도 후보들이 위기와 거센 변화 속에서 나라를 이끌어갈 탁견과 비전, 공약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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