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금 임진왜란과 무엇이 다른가

곽병진 전 영진전문대학 경영학 겸임교수(컨설팅학박사·경영지도사)

곽병진 전 영진전문대학 경영학 겸임교수(컨설팅학박사·경영지도사)
곽병진 전 영진전문대학 경영학 겸임교수(컨설팅학박사·경영지도사)

최근 북한은 이라크, 리비아에 이어 핵무기를 포기한 우크라이나 참상을 보면서 핵 무력 증강에 혈안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북한은 국제 정세가 불안한 틈을 타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결국 '핵실험과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라는 레드라인을 넘게 된 와중에도 현 정부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외치며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만을 반복한다. 나아가 유엔 등이 내는 규탄 공동성명과 북한 인권결의안에 번번이 빠지고 최근엔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할 때도 정작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한국은 불참했다.

벼슬아치들의 당파 싸움이 왜적을 불러들여 나라가 곤궁에 빠졌던 임진왜란 때와 너무나 흡사하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 했는데, 장군 중 유일하게 문관(과거급제) 출신 무관 역할로 임진왜란 당시 탁월한 전적을 이룬 이 지역 출신 홍의장군(곽재우) 정신을 이 시대에 조명해 봐야 한다. 그는 목숨을 걸고 이웃과 향토, 나라를 구출하기 위해 사재(친가·처가 재산)를 털어 군비 축조 구국창의 정신으로 의병을 일으킨 영웅이다. 이 시대에 크나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선조 25년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총으로 무장한 17만 대군을 부산항에 내려놓음으로써 조선을 기습 침략했다. 당시 부산첨사 정발 장군, 동래부사 송상현도 낡은 재래식 무기로 싸우다 순국했고 전세는 순식간에 패전으로 기울었다.

홍의장군은 의령으로 가 이불을 찢어 군기를 만들었다. 중국 황제로부터 받은 붉은 비단 홍의를 입은 채 백마를 타고 스스로 천강홍의장군이라 칭하면서 경상도 도처에서 신출귀몰한 지략 전략으로 백전백승했다.

그의 수많은 전적 중 정암진 전투는 지금도 많은 이를 놀라게 한다. 왜군이 조총을 쏘아대는 정암진 나루터에서 의병들은 솥뚜껑으로 총알을 막고 불화살로 왜병들을 몰살시켜 대승을 이뤘다.

홍의장군은 무력 전술만이 아닌 문무를 겸비한 지략 전술가로 오늘날 유격 전술로 승화 실용시킨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암진 전투 전략이 빛나 조정에 알려지자 광해군(2년, 4년)은 함경도 감사와 통제사 등 12차례 관직을 제수했으나 "전쟁이 끝났으니 관직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하면서 끝내 받지 않았다. 홍의장군은 이 시대 정치권력 탐욕가들에게 큰 경종을 울린다.

국가 정치지도자의 덕망과 기본적 자질은 '신언서판 도중감'(身言書判 道重感), 즉 체력·외모, 언변·학문, 판단력, 도덕성, 소통 공감, 통솔 능력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 대선 핫이슈인 불공정과 사리사욕, 부정부패 척결은 사재를 털어 군비 축조 구국창의 정신으로 혁신 마인드를 제고하고, 전쟁 중 최대 위기 속에서도 무보수 의병을 동원했던 홍의장군의 소통 공감 및 통솔 통섭 능력을 발휘한 테크닉과 연결될 수 있다.

위기 속에서도 장군 중 유일하게 전사를 당하지 않은 홍의장군의 역발상 경영 전술과, 상황에 따라 신출귀몰한 지혜 지략 전술 전략도 체득, 전수받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전술 전적 공로로 12차례 관직을 제수했으나 전쟁이 끝나 받을 이유가 없다고 사양함은 권력 탐욕 정치인들에게 큰 경종을 울린다.

현시대는 임진왜란과 다름없는 3중 전쟁고 속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홍의장군 정신과 지략 전술을 재조명해 봐야 한다. 여론을 모으는 소통 공감 능력과 장군의 기상을 발휘하는 선진대국의 지도자가 탄생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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