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 무기로 꼽히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포 요격 체계(한국형 아이언돔) 시험 발사 성공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성공'했다던 시험 발사가 둘 다 표적도 없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게다가 L-SAM 시험 발사 홍보 영상은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2017년 태평양 한복판 콰잘린 환초에서 미군이 시험 발사한 다른 무기 체계 영상을 L-SAM인 것처럼 갖다 붙인 것이다. 발표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가 (북보다)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과장된 미사일 역량에 근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우리 군은 한국형 아이언돔에 대해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조차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시험은 본격 개발 착수 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비행 시험에 지나지 않은 셈이다. 한국형 아이언돔의 표적 요격 시험은 2025년에나 진행될 전망이다. L-SAM의 경우도 표적 요격 시험 전 단계인 비행 시험을 5회 중 3회만 마친 상태에서 서둘러 '시험 발사 성공'이란 표현을 내놨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인 두 무기 체계 개발이 초기 단계이거나 개발 전 단계임에도 실전 배치라도 될 것처럼 포장됐다. 문 대통령은 이런 그릇된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 미사일 실력이 북보다 우월하다는 식으로 과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객관적으로 드러난 북 미사일 실력은 우리나라를 압도한다. 북은 올 들어서만 8번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정부가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못하는 사이 북한은 전략 무기 개발에 질주하고 있다. 여기엔 극초음속 미사일,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MIRV) 등이 망라돼 있다. 변칙 기동하는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에다 600㎜ 초대형 방사포 등을 섞어 쏘면 우리 미사일 방어망은 무력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국방부가 섣불리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를 과장하고 대통령이 우리가 낫다고 주장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행여 야당의 안보 공세에 대한 정치적 대응 차원이라면 국민을 우크라이나 같은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 '우리가 미사일 역량이 낫다'고 하려면 확실한 근거부터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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