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전투표 대혼란, 노정희는 책임지고 사퇴하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대상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확진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용지가 쇼핑백이나 바구니 등에 허술하게 보관되거나, 특정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포되는 사례가 발생해 유권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대상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확진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용지가 쇼핑백이나 바구니 등에 허술하게 보관되거나, 특정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포되는 사례가 발생해 유권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대혼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적 지탄을 받음에도 노정희 위원장은 오만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었다. 노 위원장은 7일 출근하면서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을 묻는 기자 질문에 침묵했다.

이번 사전투표 관리 부실은 말 그대로 사상 초유의 대혼란을 낳았다. 여야 후보에게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가 아직 기표하지 않은 유권자의 투표 봉투에서 나오면서 조직적 부정선거 의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이 초박빙으로 승부가 갈릴 경우 여야 모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태까지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모두 선관위의 일 처리 미숙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 위원장은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대국민 사과가 그 시작이다. 사과 의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침묵한 것은 사과 거부로 읽힌다. 노 위원장의 이런 자세는 중앙선관위가 6일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 부정의 소지는 전혀 없다" "많은 혼란과 불편을 드려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한 2차례의 사과도 노 위원장의 동의나 결재 없이 나온 것이라는 의심을 갖게 한다.

근무 자세도 엉망이다. 전국 곳곳 대혼란에도 출근도 하지 않았다. '비상근직'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다. 공직 의식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니 기가 막힌다. 노 위원장도 전국 투표소의 혼란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출근하거나 현장에 나가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했다.

이번 사태는 중앙선관위가 자초했다. 앞서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가격리자 투표 시간을 오후 6시~7시 30분으로 제안했으나 무시하고 격리자 투표를 오후 5~6시로 겹치게 해놓은 것이다. 이런 무능의 최종 책임자가 노 위원장이다. 노 위원장은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그리고 김 대법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했다. 이런 코드 인사에서 '능력 검증'은 중요하지 않다. 코드만 맞으면 무능하고 게을러도 그들에게는 문제가 안 됨을 노 위원장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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