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의 ‘우크라이나 평화 캠페인’, 인류애의 표현이다

대구시가 우크라이나 '평화의 빛' 캠페인에 동참한다. 6일부터 시청사 건물 외벽에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합니다'는 미디어 파사드(빔프로젝트를 활용한 빛 송출)를 매일 오후 7~11시에 표출하고 있다. 또 계산오거리, 두류네거리 등 도심 내 주요 교차로 홍보 전광판에 우크라이나 국기 상징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과 응원 메시지가 담긴 이미지를 매일 100회씩 송출한다. 러시아를 규탄하는 의미로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 러시아 공연 초청도 전면 취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배경에는 '우크라이나는 원래 우리 것이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우크라이나를 독립 국가가 아니라 러시아에 속하는 지방쯤으로 보는 것이다. 더구나 우크라이나는 흑해와 접해 있어 바다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에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그래서 2014년 3월 러시아는 무력으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러시아는 이를 바탕으로 해군력을 확장하고,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을 추진하며 러시아에 맞서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17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나타난 제국주의를 연상하게 한다. 당시 세계 곳곳에서 무력이 강한 국가가 약한 국가를 제압해 정치·경제적으로 지배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의 침공에 영국, 프랑스, 독일은 물론 군사적 중립을 엄격히 견지해 온 스웨덴과 핀란드까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제국주의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끝'이 아니라 '시작', 즉 '인터벨룸'(interbellum: 전쟁과 전쟁 사이 평화 기간)의 끝, '새로운 전쟁의 서막'일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영토 전쟁'이 아니라 생명과 양심, 자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야 한다. 최전방에 선 우크라이나가 굴복하지 않도록, 인류가 다시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의 세월에 휘말리지 않도록 세계인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대구 시민 모두 힘을 합쳐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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