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진·삼척 산불] 원인찾기 난항…추정 발화지서 담배꽁초 발견 안돼

발화 시간 전후 지나간 차량 4대는 파악
담뱃불 실화 특정 어려워 다양한 가능성 살펴야

6일 산림청 관계자들이 울진·삼척 산불 발화 추정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산림청 관계자들이 울진·삼척 산불 발화 추정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피해를 내고 있는 울진·삼척 산불이 엿새째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초 발화의 원인을 제대로 특정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담뱃불 실화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하나의 추정일 뿐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졌다.

9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 154번지에서 발화한 대형 산불은 보행로가 없는 왕복 2차로 도로 옆 배수로에서 처음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CCTV 영상을 보면 발화 시간을 전후해 차량이 지나가는 모습도 보인 만큼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이 하나의 원인으로 주목됐다. 도로 옆 배수로는 산과 바로 붙어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발화 시간을 기준으로 10분 전후 총 4대의 차량이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고 차량 번호와 종류 등이 파악된 상태다. 하지만 이후 차량 소유주나 운전자 조사 등 후속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지는 않은 여건이다.

차량 탑승자가 담뱃불을 던지는 장면 등이 포착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산불 발생 당일 산림과학원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1차 조사를 마쳤지만 담배꽁초나 소각 흔적 등 원인을 특정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담뱃불 실화도 하나의 가능성이어서 자연 발화 등 여러 원인을 두고 정답을 찾아가야 하는 여건이라는 얘기다. 특히 아직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원인 조사보다 불 끄기가 더 중요하다고 산림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물론 경찰이 나서서 운전자 조사 등 담뱃불 실화 가능성을 살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산불 원인 조사 업무는 산림 당국 소관이어서 협조 요청 등이 없는 상태에선 곤란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결국 진화가 된 뒤 산림 당국과 유관 기관이 모인 합동조사반이 꾸려진 뒤에야 본격적인 원인 찾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산림 당국 한 관계자는 "산불 상황이 완료되면 관계 기관이 모여 정보를 취합하고 그것을 토대로 조사나 수사 방향을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3일 전국적인 비가 예보된 데다 지난 4일 불이 난 뒤 여러 날이 지난 만큼 불을 끈 뒤 조사에 나서면 원인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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