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진·삼척 산불] 9일 진화율 75%…금강송 군락지 사수 총력

시야 좋지 못해 헬기 투입 난항…13일 비 예보돼 그나마 숨통

9일 소방대원들이 울진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9일 소방대원들이 울진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울진·삼척 산불 진화 속도가 주춤하고 있다. 상공에 정체된 연기가 시야를 가려 헬기 작업이 쉽지 않은 데다 응봉산, 소광리 일대 불길이 거세기 때문이다. 오는 13일 예보된 비가 내리기 전까지 완전 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9일 산림·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산불 진화율은 75%로 전날 같은 시간 70%보다 5%포인트(p)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적인 불의 띠 가운데 상당수 진화가 됐지만 응봉산 정상부 주변과 금강송 군락지와 인접한 소광리 지역 화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불이 난 상공 일대에 연기가 가득해 헬기 투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꺼진 불의 재발화도 잦아 난항이 거듭됐다. 이에 따라 산불영향구역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659㏊ 늘어난 1만9천80㏊로 추정되고 있다. 울진은 1만7천779㏊, 삼척은 1천301㏊ 면적이 피해를 봤다.

산림·소방 당국은 진화가 완료된 구역의 장비·인력을 재배치하고 금강송 군락지 보호를 위한 대응에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다.

경북도는 이날 울진군청에 현장지원단을 차리고 본격적인 피해 복구 업무를 시작했다. 지원단은 총괄반, 피해조사반, 이재민대책반, 농축산지원반, 건강지원반, 구호성금지원반으로 꾸려졌으며 민관 합동 피해조사단도 별도로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 지원은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덕구온천콘도 등을 임차해 울진군민체육센터에 있는 이재민 170명 중 희망자 126명을 이주시켰다. 민간기업과 협의해 연수원 시설을 추가로 확보, 주택 복구 시까지 이재민 임시주거 공간으로 제공한다.

산불 진화가 완료되면 희망 거주 지역을 파악해 조립주택 등을 활용,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주거공간을 마련해줄 방침이다.

다만 산불 원인 조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담뱃불 실화 가능성 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1차 현장 조사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지 않는 등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서다. 산림 당국은 산불 진화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찰 등 유관 기관과 협조해 원인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9일 대선을 맞아 산불로 투표를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히 살폈다"면서 "산림청과 수시로 협의하며 조속히 불길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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