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로나 세계 최다 하루 34만 명 확진, 처참히 무너진 K방역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만2천446명에 달해 역대 최다이자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14만 명가량 폭증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세계 최다를 차지하면서 누적 확진자는 521만2천118명이 됐다. 전날 1천 명 선을 돌파한 위중증 환자는 1천87명으로 80명 늘었다. 사망자는 158명으로 누적 9천440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정점을 지난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코로나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나라가 됐다. 아직 유행의 정점도 오지 않아 어디까지 신규 확진자가 늘어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자랑했던 K방역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대통령은 물론 공무원들과 여당 의원들 입에서 K방역이란 말이 완전히 사라졌다. 코로나 방역이 문 정부의 최대 치적은커녕 최대 실정이 되고 말았다.

K방역이 한때 세계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정부가 잘해서가 아니라 국민이 방역에 적극 동참한 덕분이었다.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패스, QR코드, 수기 명부 작성 등 정부 지시에 전적으로 협조했다. 코로나 백신도 너도나도 팔을 걷고 맞아 2차·3차 접종률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절박한 처지에도 정부 방역 지침을 묵묵히 따랐다.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코로나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된 현실에 국민은 참담한 심정이다.

정부가 이달 초 방역 조치들을 마구 풀자 의사들은 "그냥 다 같이 감염되라는 얘기"라고 우려했다. 하루 확진자가 34만 명을 훌쩍 넘고 사망자·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등 의료진 경고가 현실로 닥쳐왔다. 일선 진료 현장에선 의료체계가 붕괴 중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와 인식을 줘 코로나 유행을 촉발시키는 잘못을 했다. 이런 일이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 정부는 구멍 난 방역 체계를 점검해 방역망을 촘촘하게 짜야 한다. 지난해 연말에 벌어진 병상 대란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병상·의료진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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