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땅 속의 꽃씨들이 잠을 깨 파란 이파리가 돋아나는 봄이 왔다. 나들이를 하기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따뜻해진 환경과 늘어나는 활동량으로 우리 몸이 쉽게 피로해져 졸음운전 사고가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졸음으로 인한 사고는 운전자가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차량의 제동 없이 곧바로 충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매우 치명적이다.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3초라도 졸면 차량은 100m 이상 아무런 통제 없이 주행하는 것과 같다. 특히 지난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중 약 70%에 해당하는 121명이 졸음·주시 태만 관련 사고였다. 사고가 날 뻔한 아차 사고까지 고려한다면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봄철에 급증하는 졸음운전 사고를 방지하고자 도로 구조와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안전시설물을 확충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 경찰청과 합동으로 졸음 취약 시간대에 주기적으로 사이렌을 울리는 알람 순찰을 하고 있고, 도로 전광판과 현수막 등으로 졸음운전 사고의 위험성을 집중 홍보 중이다.
하지만 모든 운전자가 졸음운전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도로 관리 기관에서도 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졸음운전 사고가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졸음운전 원인으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운전자가 졸음을 참을 수 있다는 착각에서 졸음운전 사고가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속도로 운전은 장시간 운전으로 피로가 쌓여 속도 감각이 둔화되거나 긴장감이 풀려 졸음운전이 많이 발생한다. 또 일부 운전자는 목적지까지 정해진 시간 안에 가야 한다는 조급함에 졸음이 몰려와도 참고 운전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몰려오는 졸음인 만큼 이런 운전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졸음을 느낀다면 가까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잠깐이라도 취해야 한다. 또 장거리 운전 계획이 있다면 휴식 시간을 염두에 두고 쉬어갈 휴게소나 졸음쉼터를 미리 정할 것을 권장한다. 졸릴 때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거나 라디오를 듣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기 때문에 휴식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운전자 휴식 공간 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지역 내 32개 휴게소와 35개의 졸음쉼터를 운영 중이며 올 연말까지 화물차 주차장을 확장하고 졸음쉼터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화물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휴식 인증 후 마일리지 적립 시 상품권을 제공하는 '휴식-마일리지' 제도와 주유소·졸음쉼터에서 '졸음 확! 깨는 생수얼음 나눠주기' 캠페인도 함께 진행 중이다. 또 차량 내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졸음운전 경고 장치 4천여 대를 무상 보급하는 등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성숙한 안전문화 의식이다. 졸음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이번 봄철에는 운전자 스스로가 잠깐의 휴식이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고속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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