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한 분과 지지자들께" 靑대변인, 尹 당선 날 文메시지 전하다 '울먹'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와 관련한 브리핑 도중 울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제20대 대선 결과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읽던 도중 눈물을 쏟아내 5분여간 브리핑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박 대변인은 10일 오전 청와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며 대국민 메시지를 낭독했다.

박 대변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메시지를 읽기 시작하다가 "당선된 분과 그 지지자께 축하 인사를 드리고, 낙선한 분과 그 지지자들께"라고 말한 뒤 감정이 격해진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급기야 박 대변인은 울먹이며 브리핑 단상 뒤쪽에 마련된 대기 공간으로 들어갔고 갑작스러운 상황에 브리핑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박 대변인은 감정을 추스른 뒤 약 5분여 뒤에 기자들 앞에 다시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낙선하신 분과 그 지지자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투표에 많이 참여하고 선거를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협조해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 과정이 치열했고 결과 차이가 근소했지만 이제는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국정 공백 없이 마지막까지 국정 전념하고 차기 정부가 잘 출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변인의 이 같은 모습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선거 결과를 받아든 청와대의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변인은 지난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달빛 소나타가 문 대통령의 성정을 닮았다"며 월광 소나타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