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尹정부 ‘대통령직인수위’ 출범, 국정 밑그림 첫 단추 잘 끼워야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요 인선이 13일 발표됐다. 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위원장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기획위원장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각각 임명됐다. 윤 당선인이 안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은 이번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한 공동정부 구성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인수위는 24명의 인수위원 구성을 마치는 대로 본격적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인수위는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국정 '첫 단추'이자 시금석이다. 인수위 활동을 기점으로 윤 정부 출범 후 100일까지가 집권 5년을 사실상 좌지우지한다 해도 틀리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을 구체화하고 정교하게 가다듬으며 국정 업무 전반의 틀을 짠다는 점에서 인수위의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수위원 인선이다. 능력과 전문성, 책임감 있는 인사들을 중용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인수위원들의 도덕성도 매우 중요하다. 역대 정권마다 인수위원들은 정권 초기 내각에서 총리와 장관 등 주요 호스트를 맡았다. 인수위원 가운데 상당수가 윤 정부 초기 각료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수위원 선정 시 장관 후보자 지명에 버금가는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수위원들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는데 도덕성 문제 때문에 국회 청문회와 언론 검증 과정에서 낙마할 경우 국정 초기 동력에도 부정적 여파를 끼칠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가 정권 창출 공신들 간 알력 다툼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무엇보다 경계해야 한다. 인수위원 구성에서 여성 할당제나 지역 안배를 하지 않겠다는 윤 당선인의 방침은 이 점을 고려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대선 과정에서의 기여도를 무시하기 쉽지 않겠지만 가장 똑똑하고 도덕적인 사람을 골라 인수위원들로 써야 한다. 윤 당선인은 아주 적은 표 차로 당선됐다. 협치와 통합 차원에서도 이번 인수위는 가장 낮은 자세를 가져야지 '점령군'으로 공직 사회에 비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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