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방 그런 뜻 아냐, 욕보이지 말라" 이준석 대표 최측근, 洪 저격

조영환 국민의힘 당대표실 부실장 "낮은 데서 국민과 함께 애환 겪는 것, 대접받는 것 아냐"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최측근이 최근 대구시장 출마를 암시한 홍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수성구을)의 '대구 하방(下放)' 발언에 대해 하방의 유래를 설명하며 "하방을 욕보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조영환 국민의힘 당대표실 부실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하방은) 보다 낮은 곳에서 국민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의 애환을 경험하라는 것이지, 편안한 곳에서 대접받으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글에서 조 부실장은 "'하방'은 중국 공산당원이나 공무원의 관료화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을 일정기간 동안 열악한 환경의 농촌이나 노동 강도가 센 생활 현장에 종사하게 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하방운동(下放運動), 즉 상산하향운동(上山下乡运动)이란 1950년대 중화인민공화국이 공산당원이나 국가공무원 등 상급 간부들 관료화를 막고자 실시한 운동을 이른다.

1939년 5월 4일 '5·4 운동' 20주년 기념 대회에서 마오쩌둥은 옌안의 청년들을 상대로 '지식인은 반드시 노동자·농민과 서로 결합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에 따른 중일전쟁, 공산통일 과정에서 일어난 국공내전으로 인해 산업기반이 파괴돼 중국 전역에 실업자가 넘쳐났고, 산업 재건과 농촌·공장 복원이 시급하던 때다.

조영환 국민의힘 당대표실 부실장 페이스북
조영환 국민의힘 당대표실 부실장 페이스북

국민에게 울림을 준 그의 사상은 중국 공산통일 과정에서 대표적 이념으로 자리잡았고, 1957년 실제 하방운동을 도입해, 문화대혁명 시기인 1968년 대대적으로 하방운동을 펼쳤다.

수백만 명이 넘는 당 간부와 지식인을 벽지 농촌이나 공장에 보내 노동에 실제 종사시키는가 하면, 도시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을 변경 지방에 정착시켜 정신(사무) 노동자와 육체 노동자 간 거리감을 없애고 낙후한 농촌산간을 근대화했다.

당대에는 사회 발전을 목표로 한 대규모 정책운동이었으나, 현대 중국에서는 '하방'이라는 단어를 좌천 내지 유배의 의미로 쓴다. 비징계성 문책 인사나 명예퇴직, 낙후지역으로 발령보내는 것을 관용적으로 하방이라 부른다.

조 부실장은 "현재 중국의 지도자 시진핑도 이 '샤방' 시절이 있었다"면서 "중국의 지도자들을 단련시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던 '하방'을 욕보이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게시물 댓글에서 "진정한 의미의 하방을 실천하려면, 성서공단이나 진량공단에서 손톱이 부러지도록 쇠를 깎거나 지게를 져야 한다"며 고위직인 지자체장에 나설 것이 아니라 서민들과 함께 노동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홍준표 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홍준표 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선 10일 홍 의원은 자신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한다는 뜻을 밝히며 '하방'이라는 단어를 잇따라 사용했다.

홍 의원은 "대한민국 리모델링 꿈이 좌절된 지금 제가 할 일은 나를 키워준 대구부터 리모델링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하방을 결심하게 되었다"면서 "중앙정치는 윤석열 당선자에게 맡기고 저는 하방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년 전 경남지사로 하방할 때보다 한결 맘이 편한 느낌"이라며 대선 승리에 대한 소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에선 "대구경북이 하방 도시냐"는 비판부터 "극단적 여소야대 정국에서 21대 국회 최고참이 거중조절 역할을 하는 대신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것은 개인적 욕심이다", "이번 대선에서 홍 의원의 행보가 실망스러웠다"는 등 비판 목소리(관련 기사 : 洪, 대구시장 '하방'에 들끓는 비판…"TK가 하방도시냐")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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