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두 달도 안 남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에 '알 박기 인사'를 강행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청와대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월 9일까지는 문 정부 임기이고 임기 내 주어진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문 정부에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로 했다는 데 대해 청와대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악습을 끊겠다고 약속했지만 5년 내내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공공기관 요직에 대거 임명했다. 정권 교체를 앞둔 최근에도 친(親)정부 인사들을 위한 공공기관 알 박기 인사가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현직 민주당 소속 인사나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공공기관 고위직을 꿰차고 있다. 민주당 출신들이 상임감사·상임이사 자리를 차지한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남부발전, 강원랜드가 대표적이다. 탈원전 인사인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나온다.
억대 연봉을 받는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임원은 권력에 기댄 인사들이 탐을 내는 자리다. 임기 내내 캠코더 인사들에게 공공기관 자리를 나눠준 것도 모자라 임기 종료를 앞둔 시점까지 알 박기·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다. 정권 말기에는 공공기관 빈자리에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다음 정권에 대한 예의인데 문 정권엔 이마저도 없다.
임기 말 내려보낸 공공기관 기관장·임원 상당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도 임기가 상당 기간 남아 있다. 새 정부와 엇박자를 내며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다.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임원은 정권의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어야 하는 만큼 문 정권의 알 박기·낙하산 인사는 매우 잘못됐다. 문 정권은 임기 말까지 한 자리라도 더 내 사람 몫으로 챙기겠다는 발상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차기 정부와 순탄하게 인수인계하는 것이 물러가는 정권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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