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로나 확진자 통계 혼란에 치료제 부족, 총체적 부실 아닌가

방역 당국이 16일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 중간 집계된 인원보다 4만 명 줄어들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6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40만741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5일 오후 9시 기준 전국 17개 시도 확진자 집계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44만1천423명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후 3시간 집계를 더할 경우 40만 명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숫자가 오히려 확 줄어든 것이다.

중대본은 "0시 기준 통계는 지자체 자체 발표 자료와 집계 시점 등의 차이로 일부 상이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전날 저녁 중간 집계된 지자체 자료보다 전체 확진자 숫자가 큰 차이로 줄어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집계에서조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16일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13일, 14일 연속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 이상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 40만 명을 넘어선 16일 한국의 확진자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다. 최근 7일 동안 일일 평균 사망자는 230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1만1천 명을 넘었다. 확진자 폭증이 사망자 폭증으로 연결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3월 말~4월 초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치료제(팍스로비드)라도 원활하게 공급된다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것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처방 기준에 해당하는 60대 이상 확진자들이 치료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정부는 팍스로비드를 약 76만 명분 계약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두 달여 동안 처방 건수는 4만여 건에 불과하다. 계약만 했지 약이 찔끔찔끔 들어오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집중 관리·치료 대상이 하루 10만 명이 넘는데 팍스로비드 처방은 4천여 명에 불과하다고 추산한다. 초기 마스크 대란, 백신 대란에 이어 치료제 대란 조짐까지 보이는 것이다. 국민 옥죄기와 K방역 자화자찬 말고 정부가 한 일은 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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