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로나 하루 62만 명대 확진, 폭증에 손 놓은 정부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천328명이나 쏟아지고 사망자도 429명 발생했다. 하루 62만 명대 확진자는 전날 시스템 오류로 누락됐던 확진자가 포함된 결과라고 하지만 정부의 정점 예상 전망치인 주간 평균 일일 확진자 37만2천 명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다. 마스크 쓰기, 백신 접종, 거리두기 등 정부 방역 대책을 순순히 따랐던 국민은 세계 최악의 코로나 국가라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62만 명대는 오미크론 파동을 먼저 겪은 해외 국가들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확진자 폭증으로 사회 곳곳에서는 업무 공백이 확산하고, 일선 병원들은 코로나 검사·확진·치료까지 떠맡아 과부하가 걸렸다. 오미크론 변이가 경증이라는 정부 설명과 달리 사망자가 급증해 국민 불안은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사망자를 화장시설에서 감당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5, 6일장을 치르는 사례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악 코로나 창궐 국가가 된 것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부가 오미크론 치명률 등 파급력을 '계절 독감 수준'이라고 희망적으로 평가하면서 방역 패스 전면 중단, 사적 모임 제한 등 잇단 방역 완화 조치로 위기를 자초했다. 영국, 프랑스 등이 유행의 정점 이후 방역 완화를 시작했던 것과 반대로 우리 정부는 정점 전에 빗장부터 풀어 코로나 대유행을 촉발했다.

정교한 대책 없이 성급하게 방역 고삐를 늦추면 재앙이 닥친다는 사실을 수없이 경험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같은 실수를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 이젠 1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는 코로나의 등급 완화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국민 방역 의식을 무디게 하는 무책임한 처사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방역 고삐를 계속 푸는 정부에 대한 의료진의 비판이 무성하다. '확진자 수를 늘리는 게 방역 목표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방역 고삐를 늦출 것이 아니라 병상·의료 체계를 재점검하고 치료제 확보 등 느슨해진 방역망을 다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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