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로나 하루 사망자 세계 4위, 이게 K방역 수준

코로나19 국내 사망자가 17일 301명, 16일엔 429명에 달했다.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코로나 사망자 수는 세계 215개국 가운데 4위로 치솟았다. 우리보다 많은 국민이 숨진 나라는 16일 기준 미국 931명, 러시아 561명, 브라질 484명뿐이었다. 이들 모두 1억 명 이상 인구대국이다. 인구 5천만 명대 국가에선 한국 사망자 수가 단연 1위다. 한국은 지금 코로나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자연스럽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폭증하는 것은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 방역에 손을 놓았기 때문이다. 18일 기준 하루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었고 위중증도 1천49명에 달한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역량도 한계에 봉착했다. 200만 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재택치료라는 이름으로 방치돼 있다. 이래서야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환자 수가 급증하니 정부로서는 일일이 환자를 챙길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를 최고 등급인 '1급 감염병'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이유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계절 독감 치명률(0.05~0.1%) 수준이라는 근거를 들고 있다. 1급 감염병은 확진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하고 확진자를 음압병실 등에 격리토록 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40만 명 이상씩 발생하며 1급 감염병으로 분류해 대응할 수 없게 됐으니 어쩔 수 없이 분류 등급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이라며 자화자찬해 온 K방역의 실태는 참담하다. 확진 판정을 받아도 집에 가서 기다리라는 것 외엔 정부가 해주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고 버티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방역 당국이 운영하는 24시간 상담센터 보건소 등에 전화 연결 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사망자가 급증하며 화장장이 부족해 본의 아니게 장례 일수를 늘려야 하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진다.

오죽하면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이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 무정부 상태다. 국민들은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을까. 문 정부가 독감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말은 결국 국민 전체에 퍼져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토록 K방역을 자랑하던 정부가 코로나 무정부 상태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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