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했다. "5월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용산청사에서 근무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현 청와대는 개방해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더 개방된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 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겠다는 생각을 높이 평가한다. 청와대 참모의 보고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여러 모습을 직접 보고 느끼고 판단하겠다는 점에서도 '청와대 탈피'는 바람직하다. 경호와 예산, 시민 불편, 인근 빌딩 사무실에 가해질 여러 문제 때문에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이해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청와대에 앉아 제왕으로 변질해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에 가장 큰 관심을 두는 듯한 행보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제 막 당선된 사람을 비판한다는 것이 야박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연일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역대급 기록을 세우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서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고, 북한은 연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이 와중에 당선인이 집무실과 관저 문제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보는 듯한 행보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당선인 본인은 대중목욕탕에도 가고, 시장에서 밥도 먹고, 상인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며 민생 문제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눈과 귀에 들어오는 당선인의 행보 중 상당 부분이 '집무실 이전 문제'라는 점에서 당선인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윤 당선인은 20일 조감도까지 마련해 직접 지시봉을 들고 집무실 이전 방안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만하면 충분히 당선인의 의지와 구상을 전달했다고 본다. 앞으로 집무실 이전 문제는 실무진에게 맡겨 두고 당선인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위로하고, 국정 청사진 마련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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