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사퇴 거부하고 아랫사람에게 책임 떠넘긴 노정희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철면피 행각이 끝이 없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코로나 확진격리자 사전 투표 부실 관리에 책임을 지고 사퇴 요구가 빗발쳤으나 거부하고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선관위 사무처를 총괄하는 김세환 전 사무총장이 16일 사전 투표 관리 부실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중앙선관위는 18일 선거정책실장과 선거국장을 경질했다. 김 전 총장의 사퇴에도 노 위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자 실무자 경질로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로서 노 위원장의 책임 의식이 이것밖에 안 된다니 참으로 한심하다. 하는 일 없이 봉급만 받아가는 철밥통이 따로 없다. 노 위원장의 무능과 게으름은 확진격리자 투표 관리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원활한 사전 투표를 위해 자가격리자 투표 시간을 오후 6시~7시 30분으로 제안했으나 선관위는 무시하고 격리자 투표를 오후 5~6시로 겹치게 해놓았다. 노 위원장이 조금만 살폈다면 피할 수 있었던 혼란 유발 요인이다.

근무 자세도 엉망이었다. 전국 투표소에서 대혼란이 벌어지는데도 토요일이라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다. 사전 투표 혼란이 실시간으로 보도된 만큼 노 위원장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신속히 출근하거나 현장으로 달려가 수습에 나서야 했다.

이런 노 위원장의 행태에 대해 비판이 빗발쳤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정치권과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물론 선관위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가 터져나왔다. 지난 17일 중앙선관위와 17개 시도위 소속 상임위원 20명 중 15명이 공동 입장문을 내어 "(선관위의) 대외적인 신뢰 회복을 위해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거취 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실상 사퇴 요구였다. 그러나 노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더 선거 관리를 잘하겠다"고 사퇴를 거부했다. 책임감을 느꼈으면 말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라. 당장 사퇴하라. 그게 책임지는 자세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