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北 미사일 위협, 연례행사 안 되게 하려면

북한이 20일 오전 서해상으로 네 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실패한 지 나흘 만이다. 서해상으로 쏜 것은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한다. 방사포는 대남 타격용 무기다. 대미 협박용 미사일인 ICBM 발사에 집중하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시험해 보려는 도발로 풀이된다. 다음 달이면 북한 최대의 명절이라는 태양절도 맞물린다. 강도 높은 도발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 북한 선전 매체들이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정권 교체기 군사적 긴장 조성이라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북한은 생존권 확보 차원의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해 왔다. 지금껏 문재인 정부는 북한 미사일 도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물론 미사일을 '미확인 발사체'라 불렀다. 같은 민족으로서 해빙 분위기를 기대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공들인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미사일 도발은 반복되고 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자는 대북 정책은 헛구호였다. '깐부'가 아닌 '호구'가 되는 과정이었음이 입증되고 있다.

평화와 통일은 낭만으로 꿈꾸는 게 아니다. 국제 정세가 교과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피 맺힌 절규는 현재진행형이다. 엄혹하다. 스스로 힘을 기르지 않으면 공격 대상이 된다. 그렇기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맞선 우리 군의 대응 훈련은 필수다. 다음 달 있을 한미연합훈련에서는 북한이 선을 넘을 경우 야외 기동훈련으로 맞불을 놓겠다고 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국토 방위 태세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다.

하나 더 염두에 둘 것은 견고한 한미일 공조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일 공조는 엇박자의 연속이었다. 국제적 연대야말로 북한 도발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경고장이다. 혹여 우리 군이 약해질 경우 우방이 함께 방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을 원치 않는다면 평화를 부탁할 일이 아니다. 힘이 있다는 걸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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