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디지털상에 구현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포항공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신입생 전원에게 가상현실 기기를 지급하고 메타버스에 기반한 대학(메타버시티·Metaversity)을 향한 교육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360도 영상을 사용하는 일반 물리학 실험 과목을 운영하고 있고 가상현실뿐만 아니라 증강현실과 혼합현실을 활용하는 다양한 강의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혼합현실 환경에 최적화된 혼합현실 강의실도 처음으로 구축했다.
최근 경상북도는 메타버스 수도를 지향하는 마스터플랜을 공개한 바 있다. 자생적인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에는 적지 않은 예산과 정책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경북도의 최근 발표는 그와 같은 대응을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것으로, 경북도의 메타버스 비전이 경북 도민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실을 이루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메타버스 기술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한 활용 방안과 함께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검토와 안전장치 마련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기술은 거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측면과 부작용이 아직 충분히 파악되지 않았다.
메타버스 콘텐츠와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공공재적 관점의 준비가 필요하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교육, 안전, 건강 또는 행정적 서비스를 위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이를 위한 콘텐츠 제작자 육성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의 2차원 화면 중심의 메타버스 서비스가 3차원 헤드셋 중심의 서비스로 옮겨가는 점을 고려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기기의 진화를 염두에 둔 단계별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메타버스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경제력 차이가 기회의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기술은 본질적으로 비싸고 위험하며 접근하기 힘든 것에 대한 체험을 더 용이하게 하는 것이며 경제적 약자에게 도움이 되는 활용 방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상현실 기기의 높은 몰입도를 활용하는 전업 훈련이 가능하며 건강상의 문제나 어린 자녀들 때문에 직장을 오가기 힘든 부모가 집에서 메타버스를 매개로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메타버스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된 외국 대학의 연구 장비를 활용해 학위 논문에 필요한 실험을 하는 등 그 활용 방법은 다양하다.
메타버스는 더 실감 나는 게임을 하고 아바타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가상 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재 인터넷상에서 가능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더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공익적 효용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콘텐츠 생태계와 접근이 용이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터전이 필요하다.
경북도의 최근 메타버스 수도를 향한 비전 선포에서 이에 대한 한발 앞선 제도적 정책적 대응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그 시도가 국가 차원의 문화 경제적 활력을 높이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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