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집값 폭등, 세금 폭탄 안겨 주고서 임기 말에 보유세 동결 생색

올해 전국 아파트·다세대·연립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전국 평균 17.22% 올랐다. 작년 상승률 19.05%보다 1.83%포인트 줄었지만 2007년(22.7%) 이후 2년 연속 역대급 상승을 기록했다. 2년 만에 40%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공시가격 급등으로 공동주택 소유자들의 보유세 및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지게 되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올해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표 산정 시 2021년 공시가격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1주택자들의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부담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 보면 정부 대책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유세가 올해 늘어나지 않을 뿐이지 여전히 폭탄 수준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미 공시가격이 20% 가까이 오른 까닭에 작년 기준으로 하더라도 올해 보유세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의 조치는 1년짜리 한시적 조치여서 내년에 2년치 공시가격 상승분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더 큰 세금 폭탄이 터질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 실패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결과 국민 모두가 고통을 당했다. 집을 갖지 않은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벼락 거지'가 됐고,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세금 폭탄을 맞았다. 문 정부 출범 전 해인 2016년 3조9천392억 원이던 보유세가 2021년엔 10조8천756억 원으로 7조 원 가까이 폭증했다. 우리나라 보유세는 총조세 대비는 물론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높은 실정이다.

집값 폭등과 보유세 폭탄을 초래한 문 정부는 임기 말에 선심 쓰듯 보유세 동결로 생색을 냈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꼼수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 윤 정부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시장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정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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