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출범 4년째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실망스러운 성적표

대구에 조성된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운영 4년째를 맞았으나 그 성과는 지역사회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 입주와 신기술 개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물기술 인증 분야 원스톱 지원 체제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를 물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당초 계획이 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다.

2019년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된 물산업클러스터에는 2천400억 원의 국비가 투입됐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 주체로 선정됐고 핵심 시설로 물기술인증원이 들어섰으며 물 산업 관련 국내 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48만㎡인 입주 면적 가운데 분양률은 절반을 밑돈다. 물산업클러스터의 성패를 사실상 좌우할 대기업 입주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등으로 여의치 않다고 한다.

물산업클러스터의 핵심 시설 중 하나인 물기술인증원의 시험분석범위가 국내 인증 기준인 45곳에 그치는 것도 아쉽다. 국제인증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백 종 이상의 유해물질 분석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행보가 너무 더디다. 게다가 물산업클러스터에 국비 200억 원을 들여 시험분석장비를 구비해 놓았는데 정작 물기술인증원은 권한이 없어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니 딱할 지경이다.

대구 지역사회는 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대구가 물산업 메카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었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은 2019년 클러스터 운영 주체로 선정될 당시 2025년까지 신기술 10개를 개발하고 해외 수출 7천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면 달성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드웨어만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는다고 만사 오케이인 것은 아니다. 환경부와 대구시, 한국환경공단의 성찰과 반성을 주문한다. 물산업클러스터가 대구의 명실상부한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당국은 아이디어와 역량을 모으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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