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가구의 평균 자산이 수도권 가구보다 40% 가까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자산이 수도권은 6억3천만 원이었지만 비수도권은 3억8천만 원에 그쳤다. 가구당 평균 경상소득 역시 수도권은 6천718만 원, 비수도권은 5천560만 원이었다.
지방 쇠퇴·수도권 비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통계들은 차고 넘친다. 상위 1% 근로소득자가 전국적으로 19만4천953명에 달하는데, 75%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고 있다. 그에 반해 비수도권은 부산 4.3%, 경남 3.3%, 경북 2.8%, 대구 2.3% 등으로 비교하기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반면 지방엔 변변한 일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통계다.
지방을 살리기 위한 획기적 대책이 나오지 않고서는 수도권 집중·지방 소멸을 막을 수 없다. 보수·진보 정권이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했지만 지방 몰락은 가속화하고 수도권은 제어 불가능한 괴물로 커가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주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간담회에서 "'지방의 시대'라는 모토를 가지고 새 정부를 운영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은 고무적이다. "국가 발전은 결국은 지방 발전에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임기 내내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것 역시 긍정적이다.
지방을 살리려면 수도권으로 돈과 사람이 몰리는 구조를 타파하고, 지방에 돈과 사람이 남아 있거나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방에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청년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문재인 정부가 지키지 못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실행해 지방에 좋은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공공기관 이전, 기업 유치 등을 통해 지방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지방의 절박한 호소와 간절한 바람에 윤 정부가 적극 부응해 지방에 희망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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