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선 대구시장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공언했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30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판단 배경과 향후 진로와 관련해 지역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시장은 30일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권 시장은 전날(29일) 국민의힘 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뒤부터 지역 정가에 불출마 의사를 굳혔다는 소문이 돌았고, 결국 이는 사실로 확인됐다.
◆ 갑작스런 불출마 정치권 '당혹'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정치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권 시장이 민선 첫 3선 대구시장 도전을 선언하며 의욕적으로 시정을 챙겨왔고, 오랜 준비를 거쳐 캠프를 꾸린 뒤 첫 번째 메시지로 내보낼 내용까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권 시장의 불출마 배경으로는 우선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지지율과 높은 교체 지수가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권 시장의 지지율은 약 10~15%대를 기록해왔고, 교체 지수는 과반이 넘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초반부터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도 불리한 입장에서 선거를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을 것으로 정치권에선 보고있다.
여기에 재선 대구시장을 거치며 권 시장 스스로의 정치적 피로도가 폭증한 점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권 시장은 임기동안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사업과 취수원 다변화, 시청 신청사 이전 등 굵직한 사업들을 도맡아 진행했다. '주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직접 실무까지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피로도가 점점 높아졌다.
또 2020년부터는 대구에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발생하며 야전침대에서 쪽잠을 자야 했고, 그 와중에도 '대구 봉쇄'와 신천지 논란으로 대표되는 정치적 공세를 받으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위암에 걸려 투병하는 등 권 시장 개인으로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 향후 진로는… 국회의원? 장관?
불출마 이후 권 시장의 진로를 놓고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스스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깐부'를 자처했던 만큼 장관 등으로 새 정부에 입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시장이 29일 윤 당선인을 만난 직후에 참모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30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윤 당선인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된 근거다.
또 일각에서는 홍준표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권 시장은 30일 "현재로선 출마의 '출'자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은 좀 쉬고 싶다. 어머님 건강이 좋지 않으신데 못 다한 효도를 하려고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시장 측 핵심 관계자는 "당장 보궐선거 출마나 입각 등은 고려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생을 많이 한 만큼 한동안 쉬지 않겠느냐"며 "언젠가 정치에 복귀하더라도 충분한 휴식기를 가진 뒤에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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